암사동성당 게시판

크리스마스와 캐롤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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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용 [park7900] 쪽지 캡슐

2002-11-24 ㅣ No.10489

 ’크리스마스(Christmas)’는

 ’그리스도(Christ)’와 천주교의 성찬식을 일컫는 ’미사(Mass)’가 합쳐져 만들어진 말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일’을 뜻입니다.

 크리스마스의 날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현재 지켜지는 12월 25일은 원래 고대 로마의 동지(冬至)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로마에서는 하루해가 가장 짧았다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12월 25일을 태양의 탄생일로 보고

 12월 24일부터 이듬해 1월 6일까지를 축제 기간으로 삼았는데,

 이 때에 그들은 농업의 신인 사투르누스(Saturnus)에게 제사를 지냈습니다.

 기독교는 이러한 뿌리 깊은 전통을 자신들의 것에 융화시키고자 했습니다.

 유일신을 숭배하는 기독교는 수 천년 동안 있어왔던 민간 신앙, 그에 따른 제례(祭禮)를 부정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있어 기독교 이외의 일체의 종교와 신앙은 이교(異敎) 또는 이단(異端)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로마 교회는 기독교가 이교도를 정복했다는 의미에서 농민들의 축제일인 동지를 그리스도의 탄생일로 채택하게 된 것이죠.

 ’세상의 빛’이 탄생한 날인 12월 25일을 예수의 탄생일로 결정한 것은

 민간 신앙에서 숭배하는 태양과 예수 그리스도를 일치시킴으로써

 기독교를 이교도들에게 더욱 의미 있게 설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교회가 교리적으로 지키기 시작한 것은 4세기 후반부터인데

 그 정확한 시기에 대해서는 서기 335년부터라는설과 354년부터라는 설이 맞서 있습니다.

 그 전에는 예수가 세례를 받았다는 날인 1월 6일을 크리스마스로 지켰다고 하네요.

 정작 성경에는 예수의 탄생 년도나 날짜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는 상태죠.

 

 이후 전 유럽으로 퍼져나간 크리스마스는 나름대로의 독특한 전통들을 만들어가게 됩니다.

 먼저 손에 꼽을 만한것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들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고대 이집트의 동지 축제 때 만들었던 나뭇가지 장식이나

 로마의 축제 행렬에서 사용하던 촛불을 단 월계수 가지 장식 등과 같은 성목(聖木) 숭배에 그 기원을 둡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전나무가 사용된 것은 8세기의 독일에서 비롯된 전설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죠.

 당시에는 민간 신앙에서 신성시되던 떡갈나무에 사람을 제물로 바치던 야만적인 풍습이 있었는데,

 오딘이라는 선교사가 전나무를 가리키며

 ’이 나뭇가지를 가지고 돌아가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라’는 설교를 하여 그 풍습을 중지시켰다고 합니다.

 다음은 산타클로스입니다.

 세계의 수많은 어린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크리스마스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이 매력적인 캐릭터의 기원은 4세기경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금의 터키가 있는 소아시아 지방에 살던 성 니콜라스는

 어느 날 이웃의 세 자매가 가난해서 결혼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이들을 몰래 도와주기 위해 밤에 그 집의 굴뚝으로 금화가 든 주머니를 떨어뜨렸다고 하네요.

 우연찮게도 그 주머니가 벽난로에 걸어두었던 양말에 들어가게 되었고,

 이러한 연유로 크리스마스에 산타클로스가 굴뚝을 타고 내려와 선물을 양말 속에 넣고 간다는 흐뭇한 이야기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불룩 튀어나온 배와 하얀 수염, 빨간 옷을 입은 산타클로스의 전형적인 이미지는

 미국의 만화가 토마스 내스트(Thomas Nast)가 1863년 그린 만화에서 비롯되었구요.

 마지막으로 가장 즐거운 크리스마스의 전통인 캐롤을 빼놓을 수 없겠죠.

 

 축가, 송가를 뜻하는 영어의 ’캐롤(carol)’은 옛 프랑스어의 ’carole’에서 기원한 말로,

 중세의 프랑스인들이 둥근 원을 만들어 추었던 원무(圓舞)를 일컫던 말입니다.

 이 원무는 원래 여러 농경 민족들의 동지 축제에서 사용된 무곡이었다고도 합니다.

 이렇듯 캐롤은 춤출 때 부르는 노래를 일컫는 말이기 때문에 모든 캐롤이 반드시 크리스마스와 관련을 지니는 것은 아니죠.

 일반적으로 그 음악이 캐롤인지 아닌 지의 여부는

 곡의 가사가 아니라 음악적 형식, 즉 곡에 반복구(후렴)가 각 절의 가사 끝에 자리하느냐에 따라 결정되었기 때문에

 캐롤은 ’크리스마스 노래’만을 일컫는 게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주제로 하거나 겨울의 풍습과 전설을 노해한 일반적인 크리스마스 캐롤 외에도

 부활절이나 성령 강림절 등 교회의 행사와 각 절기마다 행해지는 축제를 위한 캐롤이 존재했던 것입니다.

 대부분의 캐롤의 가사는 라틴어와 영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미 15세기 즈음에 캐롤은 대중적인 종교 가곡이었고

 영국에서 이 양식은 프랑스의 론도(rondo)나 비를레(virelai), 발라드(ballade) 등의 춤곡들에 견줄 수 있는 중요한 음악 형식이 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캐롤은 프랑스어로 노엘(Noel), 독일어로는 바이나흐트 리트(Weihnacht Lied)라고 합니다.

 모두 ’크리스마스 노래’라는 의미이죠.

 여기서 알 수 있듯 이제는 캐롤이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전통의 하나로 완전히 자리잡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징글 벨(Jingle Bells)],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

 [산타할아버지 우리 마을에 오시네(Santa Claus Is Coming To Town)],

 [루돌프 사슴코(Rudolf The Red-nosed Reindeer)] 등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많은 캐롤이 그렇듯 크리스마스 캐롤의 내용이 모두 성경이나 기독교적인 교리에 바탕을 두는 건 아닙니다.

 보통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내용으로 한 것이 많은데,

 이는 원래 춤을 추기 위한 곡으로 즐겁고 흥겨운기분을 노래하기 위해 만들어진 캐롤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예수 탄생’이라는 종교적인 의미와는 별개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한 많은 캐롤들이 만들어져 세계 각국에서 불리고 있습니다.

 그럼 주요 캐롤들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 Silent Night

 오스트리아 오데른도르프에 위치한 성 니콜라스 교회의 부사제였던 요제프 모어(Joseph Mohr)는

 1816년 [고요한 밤(Stille Nacht)]이라는 시를 썼습니다.

 그는 그 시를 1818년의 성탄 전야에 자신의 친구인 프란츠 그루버(Franz Gruber)에게 건네주게 되죠.

 그루버는 여기에 곧바로 멜로디를 붙였고,

 자정 미사 때 기타 연주와 함께 두 명의 리드 보컬, 그리고 성가대의 합창으로 이루어진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의 첫 연주가 행해집니다.

 이후 널리 퍼지게 된 이 노래는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어 1955년, 가장 많이 녹음된 노래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 Jingle Bells

 [징글 벨]은 1857년, 보스턴 출신의 제임스 피어폰트(James Pierpont)가 추수감사절의 교회 행사를 위해 작곡한 노래입니다.

 행사 도중 아이들은 이 노래에 열렬한 환호를 보냈고 크리스마스에 다시 부르자고 요청을 합니다.

 그리고 이후 지금까지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노래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 O Little Town Of Bethlehem

 필라델피아의 주교인 필립스 브룩스(Phillips Brooks)는 1865년 성지 순례를 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언덕에서 바라본 베들레헴의 야경(夜景)에 감명을 받은 그는

 3년 후 [베들레헴의 작은 마을]이라는 시를 쓰게 되죠.

 그의 교회에서 오르간을 연주하던 루이스 레드너(Lewis Redner)가

 주일학교의 어린이 합창단을 위해 이 시에 곡을 붙여 지금의 노래로 완성했습니다.

 

 * O Come All Ye Faithful (Adeste Fideles)

 이 노래는 영국에서 추방되어 프랑스에서 살았던 존 웨이드(John Wade)가

 1751년경에 쓴 작품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작자 미상의 라틴어 찬송가라고도 합니다.

 이 노래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1853년 프레데릭 오클리(Frederick Oakley) 목사에 의해 번역되면서부터입니다.

 

 * Cantique De Noel (O Holy Night)

 유명한 발레 [지젤(Giselle)]로 유명한 19세기 프랑스의 작곡가 아돌프 샤를르 아담(Adolphe Charles Adam)이 쓴 [크리스마스의 성가]는,

 발표 당시 음악성의 결여와 종교 정신이 부재하다는 이유로 여러 교회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프랑스어 가사는 카포 드 로크모르(Cappeau De Roquemaure)가,

 그리고 영어 가사는 미국인 성직자인 존 설리번 드와이트(John Sullivan Dwight)가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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