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성당 게시판

거미와 물방울의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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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blue1004] 쪽지 캡슐

2000-06-01 ㅣ No.1747

 안녕하세요.. 테오도로예요...

 요즘에는 글감도 생각 안 나고 쓸 이야기도 생각 안 나고 해서 딴 곳에서 좋다고 생각 되는 글 찾아 퍼오는 일이 많아지고 있어요...(^_^;;) 그럼 모두 행복하세요...

 

******** 거미와 물방울의 사랑이야기... *********

거미가 살았답니다.

그 거미에게는 친구가 없었답니다.

누가 보더라도 징그럽게 생긴 거미는 언제나 외로웠답니다.

어느 날 아침, 거미에게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그 손님의 눈에는 거미가 너무도 예쁘게만 보였습니다.손님은 거미에게 첫눈에 반하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손님은 거미집 한가운데 조심스럽게 앉았습니다.

그 손님은 다름아닌 투명하고 깨끗하면서도 여러 가지 색깔을

반사하는 신비의 실로 짠 옷을 걸친 물방울이었습니다.

 

물방울을 발견한 거미가

살금살금 다가와서 말을 붙였습니다.

"넌 이름이 뭐니?"

"난 물~방~울~ 이란다." ^.^

물방울이 맑고 영롱한 음성으로 말했습니다.

거미가 다시 물었습니다.

 

"넌 어디서 왔니?""난 네가 볼 순 없지만 볼 수 있고, 느낄 순 있지만 느낄 수

없는 곳에서 왔단다."

 

거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습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쉽게 설명해 줄 수 없니?"

"언젠가 너도 알게 될 거야. 나도 뭐라고 표현해야 될지 모르

겠어. 말로 자칫 잘못 표현하면 거짓이 되거든."

 

거미는 도무지 물방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답니다. 하지만

너무나 외로웠던 거미는 물방울의 방문이 너무도 반가웠습니다.

"물방울아, 저기.... 부탁이 하나 있어."

"말해봐, 거미야! 뭔데?"

"나의 친구가.... 되어 줄 수 없겠니?""친구? 그래! 너의 친구가 되어 줄께. 대신 한 가지 약속을 해야 해."

"뭔데? 네가 내 친구가 되어 준다면 무슨 약속이든 들어 줄 수 있어."

 

거미는 신이 나서 말했습니다.

 

"뭐냐 하면 절대로 날 안거나 만져서는 안돼. 알았지?"

"좋아! 네가 나의 친구가 되어 준다니 난 너무 행복해!"

거미는 두 손을 번쩍 치켜들고 아주 좋아했습니다.

 

거미와 물방울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이제 거미는 물방울 없는 생활을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갑자기 사랑스러운 물방울이 만지고 싶어졌습니다.

 

물방울과 한 약속이 있어 참고 참았지만 날이 갈수록 만지고

싶은 욕망은 커져만 갔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거미가 용기를 내서 말했습니다.

 

"있잖아.... 너 한 번만 만져 보면 안 되겠니?"

물방울이 당황해서 손을 저으며 말했습니다.

 

"그건 안돼, 절대로! 내가 너의 부탁을 들어 주었듯이 너도 약

속을 지켜 줘."

거미는 물방울이 단호하게 말하자 그냥 물러섰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거미는 물방울을 만져 보고

싶었습니다.

거미는 물방울에게 다시 애원했습니다.

 

"나 딱 한 번만 만져 볼게, 응?"

 

물방울은 거미의 애처로운 얼굴을 말없이 바라봤습니다. 한참

뒤에 물방울이 말했습니다.

"거미야, 넌 날 사랑하니?"

"그럼 그걸 말이라고 하니?"

 

거미가 어이없다는 듯이 반문했습니다. 그러자 물방울이차분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나와 한 약속을 지켜 줘."

"........"

거미는 할 말이 없어 고개를 푹 떨군 채 돌아섰습니다.

물방울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마음을 몰라 주는 물방울이 야속하기만 했습니다.

 

거미가 실의에 빠져 있자 하루는 물방울이 불렀습니다.

"거미야, 넌 날 사랑하지?"

"그럼, 사랑하고 말고...."

"만약에 말야.... 내가 너의 곁을 떠나간다 해도 날 잊지 않

을 거지?""갑자기 그런 말은 왜 해? 만약 네가 떠나간다면 난 웃는 법

을 잃어버릴지도 몰라. 난 아마 너를 그리워하며 평생을 지낼

거야."

"거미야, 난 널 떠나가도 늘 너의 곁에 있을 거야. 난 정말로

널 사랑한단다. 그러니 너도 날 잊지 말아줘."

"물론이지. 내가 어떻게 널 잊을 수 있겠니?"

"좋아, 그럼 날 만져도 좋아!"

 

물방울은 두 눈을 살며시 감고 몸을 앞으로 내밀었습니다.

거미는 너무도 기뻤습니다. 얼굴에 함박 웃음을 머금고 물방

울을 힘껏 안았습니다.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한순간에, 그녀를 느낄 수도 없을 정도로 빠른 시간에 물방울

은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거미는 물방울을 만지는 건 고사하고 볼 수도 없었습니다. 거미는 뒤늦게 약속을 못 지킨 사실을 후회했지만 돌아와 달라고

목청이 터져라 불러봤지만 물방울은 끝내 돌아와 주지 않았습니다.

 

LOVE IS.... 소유하려 들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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