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대림제1주일

인쇄

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1999-11-30 ㅣ No.361

                           대림 제1주일(나해, 1999. 11. 28)

                                                 제1독서 : 이사 63,16b∼17.19b. 64,3∼7

                                                 제2독서 : 1고린 1, 3 ∼ 9

                                                 복   음 : 마르 13, 33 ∼ 37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재미있게 건강하게 보내셨습니까?  무엇인가에 대한 기대를 한다는 것은 마음을 기쁘고 흐뭇하게 합니다.  지난주에는 참으로 갑자기 추어진 날씨에 몸과 마음이 움츠렸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첫눈을 기다렸는데 첫눈은 새벽에 내렸다고 하니 그 기다림의 시간들이 그리고 낭만적인 마음들이 아쉽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아직도 많은 시간 눈이 올 날이 있기에 우리는 다시 눈을 기다려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오늘은 2000년 대희년의 새로운 교회력이 시작되는 대림 제1주일입니다.  교회력으로 새해가 시작되는 대림시기는 3가지 의미를 갖는데 첫째는 2천년전 우리를 위하여 이 세상에 탄생하신 예수님의 역사적 탄생을 경축하기 위한 준비의 시기이며, 둘째로 다시 오실 것을 약속하신 예수님의 영광스런 재림을 기다리는 시기이며, 셋째로 우리 일상 생활에서 오시는 주님을 맞아들일 준비를 하는 시기입니다.  대림시기는 '주님이 오시기를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기다림이란 우리의 계획이나 의도와는 다른, 하느님의 일이 이 땅에 임하시기를 기다린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만나게 되는 계기는 이론적인 지식을 통해서가 아니라, 현실의 삶에서 자신의 한계를 알게 되는 마지막에 가서 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의 생활이 절박해질수록 인간의 도움은 하잘 것 없어지고 하느님께 직접 호소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는 유배 생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이 자신들의 지난 잘못을 반성하면서 하느님의 새로운 사랑과 축복을 기원하는 기도문이 나옵니다.  이스라엘이 귀양을 가게된 것은 이스라엘 백성의 반역과 하느님께 의지하지 않는 태도이었음을 말합니다.  하느님의 길을 떠나 헤매게 된 것, 마음이 굳어진 것, 하느님을 두려워할 줄 모르게 된 것이 하느님의 심판을 받게 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며 하느님을 애절히 그리워합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하느님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으로 "아, 하늘을 쪼개시고 내려오십시오"라고 말하고 있으며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주님께서도 여러분의 기다림을 끝까지 지켜주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은 그리스도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으며 신자들은 이미 받은 은총으로 미래를 향하여 가야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재림으로 완성되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하느님 없이는 인간의 마음이 조금도 변모될 수 없음을 말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늘 깨어 있어라"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듣게 됩니다.  즉 자신의 권한을 주고 떠난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르니 깨어서 기다리라고 강조하십니다.  무엇을 하며 기다려야 하는가?  자신들에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대림시기는 은혜의 시기입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시기이며 또한 그분을 만나는 시기입니다.  대림시기를 잘 준비한다는 것은 문지기가 언제 올지 모르는 주인을 깨어 기다리듯 매일 매일의 생활을 깨어 지키며 모든 생활을 끊임없이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지내야 하는 것입니다.  기다림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신들의 과거의 삶을 반성하고 하느님의 기다렸듯이 우리도 우리 자신의 생활을 반성하고 뉘우치는 것이 전제됩니다.  왜냐하면 기다림은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 생활의 반성과 과거의 생활에 얽매이지 않는 과감함이 필요합니다.  이웃을 생각하며 희생하고 사랑을 실천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이제 새롭게 시작되는 한 주간의 시간 속에서 대희년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사랑을 배로 늘리고 이웃이 우리에게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탕감해 주는 생활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생활에 우리가 충실하고 주님의 모범을 따라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이 세상에서 살아간다면 "주께서도 여러분이 아무 잘못이 없는 사람으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심판 날을 맞이할 수 있도록 끝까지 굳게 지켜 주실 것입니다."



26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