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보따리무역으로 백만장자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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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freitag] 쪽지 캡슐

2001-02-23 ㅣ No.2230

+ 찬미 예수

 

보따리 무역으로 세계 백만장자가 되기까지 라는 권오양씨의 자서전을 읽다보면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어느 날 우리 직원 중 하나가 운전하는 전차에 배낭을 멘 남녀 학생들이 타더니 시끄럽게 큰소리로 떠들어 대고 있었다. 유럽의 전차나 버스 안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거나 조용히 생각을 한다. 늘 조용한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그 날 그 학생들이 너무도 시끄럽게 떠들어서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주었다고 한다. 그래도 그들은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큰소리로 웃으며 떠들고 있었는데, 전차 안에 있던 어떤 사람이 영어로 ’당신들은 어디서 왔느냐’고 묻자 ’한국에서 왔다’고 대답했다고 했다.

 

그 후로도 배낭을 멘 한국 학생들이 전차에 타면 바닥에 그냥 앉아서 떠드는 경우를 자주 보았다고 한다. 그런 일들을 여러번 본 그는 이제 말하는 소리만 들어도 한국인인지를 단번에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말로 ’조용히 하시오’라는 말을 배웠다며 나에게 말했다. 내가 그의 말을 전혀 알아 듣지 못하자 그는 그의 수첩에 적혀 있는 글씨를 나에게 보여 주었다.

 

그의 수첩에는 한국말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AGARI DAKCHURA’

 

나는 하도 어이가 없어 누가 그렇게 적어 주더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전차에서 떠들던 학생 중 하나가 그렇게 써 주었다고 했다. 나는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ㅇㅇㅇ

 

무엇이 우리가 잘 못 되었는가?

 

십 몇년전, 빈 손 빈 몸으로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 땅에 도착하여 지금까지 이루어 놓은 나의 사업을 돌이켜 본다. 무엇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을까? 만약에 내가 같은 기간에 한국에서 사업을 했다면 과연 지금보다 더 성공했을까? 아마도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유럽 사람들은 대부분 상거래에 있어서 정직하다. 남을 속이지 않고 믿으며 부정하지 않고 성실하다. 어떻게 보면 그 사람들이 모두 바보 같아 보인다. 그들은 물건을 만들 때도 바보처럼 정직하게 만들기 때문에 고장이 잘 안 난다.

 

그리고 번 돈은 그 사회에 다시 환원되어야 한다고 믿으며, 돈이란 누구든지 자기가 직접 벌어서 써야 그 돈의 가치를 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자기 자식에게나 남에게 잘 주지 않는다. 그것으로 그 사람을 망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용돈을 줄 때도 일을 시킨다. 한국의 일부 돈 많은 사람들의 자식들을 말하는 오렌지족 같은 것은 그 나라에 없다.

 

우리 나라에서는 세금 신고를 정직하게 하는 사람이 손해를 보고, 이중장부를 만들어 속여서 세금을 적게 내는 사람이 똑똑한 사람으로 취급한다.

 

유럽사람들은 우리가 보기에 바보처럼 하고도 잘 사는데 왜 우리는 그렇게 똑똑하게 하면서 그들보다 못 사는가?

 

내가 그 곳에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한마디로 그 사람들처럼 철저하게 바보가 되려고 했기 때문있 것 같다.

 

그들의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중점적으로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사회생활에 대한 교육이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준법정신과 절약정신이었다.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맨 먼저 하는 일이 호주머니에 가득 담긴 쓰레게를 꺼내어 집에 있는 휴지통에 버리는 일이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는 교육 때문이다.

 

길거리에 침을 뱉는 일은 상상도 못하는 일이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도 절대로 그어진 흰선 밖으로 지나는 일이 없다. 다른 사람과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이므로 질서를 지키고 남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이야기를 더 해야겠다.

 

캐나다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번은 우리 가족이 호수가 있는 공원 의자에 앉아 아이와 함께 물오리에게 먹이를 주고 있을 때였다. 두 남자아이를 데리고 우리 쪽으로 오는 한국인 부부가 있었다.

 

두 남자아이는 호수 쪽으로 뛰어오더니 갑자기 돌멩이를 오리에게 던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한 아이는 나무 위로 올라가 버들가지를 꺾고 있었다. 그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모두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아이들의 부모는 바라보고만 있었다.

 

아이들이 한국말을 하는 것으로 보아, 이민 온지 얼마 되지 않은 듯했다. 그때, 같은 또래의 한 백인 여자아이가 나무를 꺾는 아이에게 다가가 영어로 무어라고 했다. 나는 그 여자아이가 무슨 말을 했는지를 우리 아이에게 물었다.

 

’나무는 우리에게 산소를 주는 고마운 일을 하는데 왜 꺾느냐’ 그런데 그 아이와 부모는 영어를 전혀 알아 듣지 못 했다.

 

그래서 나는 그 부부에게 백인 여자아이가 한 말을 전하고, 오리를 돌로 때리면 안된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자 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부인이 남편에게 화를 내며 고함치듯 말했다.

 

" 아빠, 오늘 일진이 나쁜 것 같애. 다른 곳으로 가요!"

 

도대체 우리 한국 사람들, 밖에 나와서 왜 이러는가? 어떻게 우리가 이 지경이 되어 버렸나?

 

이제 우리 진지하게 우리의 참 모습을 한번 돌아보자!

 

이런 것들은 절대로 본래 우리의 모습이 아니었다.

 

 

 

ㅇㅇㅇ는 내용을 발췌하여 보았습니다. 제 경우에는 교환 교수로 온 선배 한 분을 박물관에서 그림 배경으로 사진을 한장 찍다가 저지를 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 그 할머니의 말에 창피스런 마음이 들 더군요.

 

국제적인 예절 교육 그 근본은 더불어 사는 것을 배우는 데에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 자신이 갖혀 사는 사회라는 상자 안에서 어떻게 하면 불편을 받지 않고 살자는 것이 아닌지요?

 

우리 어른들이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오늘 우리의 모습을 횡단보도에 차를 데 놓고 서있는 구청차량이 대신 말해 주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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