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THE VIA DOLOR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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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숙 [joanchoi] 쪽지 캡슐

2001-03-02 ㅣ No.2239

비아 돌로로사는 본시오 빌라도로 부터 판결을 받고 난 뒤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고 그가 못 박힐 장소인 갈바리아로 향한 길입니다. 이 수난의 길에는 열 네군데의 가슴 아픈 장소가 있습니다. 그 중 아홉 곳은 복음서에 나오고 다섯 곳은 역사적으로 전해 오는 곳인데 처음 두 군데는 안토니오 성에 있으며 일곱 군데는 이 길 위에 있고 나머지 다섯 군데는 거룩한 무덤 성전 안에 있지요. 이 곳 수난의 길에서는 매주 금요일 오후 3시에 프란치스코 수사님들이 인도하는 십자가 행렬을 볼 수 있습니다. 작년 대희년에 이 VIA DOLOROSA 를 걸었었지요.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예수를 못박아 죽인 그 후예들이 오늘도 예수를 팔아 먹고 산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벅찬 감동으로 예수를 따라 한걸음씩, 한 걸음씩 그 수난의 길을 걸으며 끝내 예수는 이리 저리 (개 끌리듯) 끌려 다니면서도 당신의 소명을 완수하셨음을 체감했죠. 그 동안 제가 했던 십자가의 길은 완전히 아스팔트에, 자가용에, 고급 신발에, 아니, 그 길은 이미 십자가의 길은 아니었어요. 눈물로 가슴을 적시며 생각해 봐도 나는 위선에 가득찬 눈 먼 바리사이였어요. 그러나 아직도 저는 "옷만 찢지말고 ..." 앞에서 자유롭지가 못해요. 우리 일행 중에 어떤 이는 예수님의 지나간 온기라도 느끼고 싶어 맨 발로 그 길을 걷기도 했지요. 아직도 생생한 그 회한으로 사순 끝까지 겸허한 마음으로 가고 싶어요. 이 밤, 주님 ! 당신은 지금도 혼자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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