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말! 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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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숙 [joanchoi] 쪽지 캡슐

2001-03-09 ㅣ No.2265

(전도서 5,3) "사람은 모름지기 말이 적어야 한다. 걱정이 많으면 꿈자리가 사나와 지고 말이 많으면 어리석은 소리가 나온다." 실패한 자는 많은 말을 함으로써 그 실패를 위장하거나 보상하려 합니다. 그러나, 누구 때문에 무엇때문에 넘어졌는지를 말로 표현하려고 노력하면 할 수록 그 만큼 진실에서 멀어지게 되며, 결국 쓸모없는 소리만을 늘어 놓는 어리석음을 드러내게 됩니다. 실패 앞에서의 침묵, 그것은 하늘 나라의 체험이며, 넘어짐에서 다시 일어 나게 하는 활력소를 싹 트게 합니다. "사람은 말이 많으면 많을 수록 자주 이치에 궁하게 되니 도리어 묵묵히 중도를 지키는 것만 못하다." -노자- 만물이 잠든 고요한 밤에 하루 동안 내가 한 말을 되새겨 볼 때, 말을 안해서 후회하기 보다, 말을 많이 했기에 가슴 치는 일이 얼마나 더 많습니까? 인간 관계에서 빚어지는 불화와 갈등의 대부분은 말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잘 보려면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생 떽쥐베리- 이상의 모든 인용 글 들은 제 입에 대해서 내리는 벌입니다. 사순시기를 보내며 '말 없이' 당신이 가실 길을 묵묵히 가신 예수님을 뵙기가 너무나 민망합니다. 너무나 자주, 불평하며 그나마 쌓은 조그만 덕을 입으로 쪼아 버리고 마는 불쌍한 입의 주인으로서 깊이 반성합니다. 하지만, 이제 복된 입으로, 기쁜 소식의 증거자로, 제 입을 다시 만들어 주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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