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꽈당! |
---|
주님은 죄 없이 십자가를 어깨에 걸머 매고
골고타 언덕을 가시는데,
저는 제게 지워진 작은 십자가 때문에 헉헉 거립니다.
힘에 부치도록 여기 저기 다 끼어들며,
모자라는 두뇌를 마구 회전시키며 거들어 보지만,
그저 못난, 지극히 제한적인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양,
만져지는 것이 우주인양,
장님이 코끼리 더듬듯 그렇게 허덕일 때,
주님은 아무 말 없이 혼자 묵묵히 올라가시네요.
저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계속 지껄이며 불평하며 도망가려 하는데.
그래서 다 팽개치고 엎어질라구요.
십자가도, 이름도, 모두 다.
그래도 물에 빠진 베드로 처럼
" 주님! 살려 주십시오!" 하고 돌아오기는 할 거예요.
나중에 나중에 나중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