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당신은(?) 어디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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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숙 [sugi] 쪽지 캡슐

2000-05-01 ㅣ No.1418

또 다시 나의 불면증이 시작이 되려는지...

엊저녁 3시간정도 잠자고는 아주 이른새벽 더이상 잠을

청할수가 없었다.그렇다고 잠을 설칠정도로 크나큰 걱정이

있는것도 아닌데...

문득 이런생각을 해본다.

 ’내 안의 하느님은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어떻게 활동하고

계시는거지?’

누군가는 남자친구의 모습으로 다가오실것 같다고 하던 말이

기억나지만 나의 경우는 분명 아닌것 같고...

아무리 생각해도 대죄녀인 내게 존재할 하느님이란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설마 지독히도 이기적이고 악마적인 모습은 아닐터이니...

한동안 잠잠하다 했더니 요며칠 얄미운 사람이 있어 이리저리 피해

다녔던게 기억이 난다.그냥 주는것없이 미운, 그런 사람인데...

 

한 초등학생이 숙제를 해놓지 않아 이유를 물었더니 "엄마가 얘기

안했어요." 한다.그래서 "넌 엄마가 밥먹으라고 안하면 배 고파도

밥달라는 소리 안하니?" 그랬더니 그것과 이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밥먹는것은 아주 당연한 것이고 숙제나 공부는

시키면 마지못해 하는 ’나’ 아닌 그누군가를 위하여 해주는 ’선행’

쯤으로 생각하고 있는듯하다.

 그래도 나보다는 나은것 같다.

하느님께서 "서로 사랑하십시오" 하고 숙제를 남겨주셨음에도 조금도

실천하지 않으면서 미워하기까지 하니 말이다.학창시절 부모님이나

선생님으로 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공부는 선생님을 위해서 하니? 모두 너를 위해서 하는거야."

참 말이다.

꼬마 친구처럼 선생님이 내주신 숙제를 뒤로 미루고 마냥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한다면야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그 즐거움은 긴 인생의 시간

들로 볼때 얼마나 짧은 순간의 위로인가 말이다.

또 나중에 그것을 후회하게 될 때가 오면....

물론 후회조차 않는 사람도 있을듯 하다.간혹..

 

그 꼬마친구도 아주 조금은 숙제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내일 하지뭐.’ 하며 미루었으리라.그리고 막다른 골목에서는

엄마핑계를 댈수밖에 없었을 테지.

 ’나’를 ’부모나 형제’를 ’이웃’을 먼저 사랑하면 우선은 ’나’

에게 가장 기쁜 일이고 좋은 일일터인데, 이래서 저래서하며차일

피일 미루다가 급기야는 하느님앞에서 "제게는 사랑할 기회조차

주시지 않았습니다. 하느님" 하고 나는 말할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다보니 내가 미워하는 그 사람, 딱히 미워할 만한

이유도 없거니와 미워 한다고 해서 내 월급이 올라가는것도 아닌데..

그 또한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나한테 미움을 받는다는 이유로 더

사랑해 주실지도 모르는 나와 똑같은 아버지의 자녀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통속에서 우리를 구원해 주시는 하느님,

   꼭 고통속에서만 이라고 투덜거렸던 저를 용서하세요.

   그 고통이 아니었다면 이런 깨달음조차 얻지 못했을 ’저’ 이옵고

   저의 이기적인 자만심으로 얼마나 오만을 부렸을까요.

   그로인해 당신이 당하셔야 했을 아픔은...

   그 많은 죄를 더불어 막아주시니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아   멘.

 

내게 있어 하느님은 "용서하고 그 모든것을 사랑하라"고 가르쳐 주고

계시었습니다. ’미움’이라는 고통속에서 ’사랑’이라는 기쁨의 꽃을

피우게끔.

 

가끔 하느님이 보고 싶을때가 있다.

그럴땐 눈을 감고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든다.

숨을 깊게 들이 마셨다 천천히 내 뱉으면 따뜻한 햇볕이 내 온몸

구석구석에 내리쬐어 말할수 없는 평온함을 느낀다.

오늘은 그 미웠던 사람을 비롯하여 내 주위의 모든 사람을 ’하느님’

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도저히 사랑하지 않고는 못 버틸 테니까..

성공하면 내일도 ..모레도..쭈^^^^^^^우^^^^^^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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