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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주 [zizibe76] 쪽지 캡슐

2000-05-24 ㅣ No.3506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어도 좋다.

 

그저 나를 위로 해주는 진정한 친구가 있으면 그걸로 족하다.

 

그리하여 너와 함께 마냥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오래 걸어서 다리가 아파도 참을 수 있을 것이다.

 

한 겨울의 추위가 나를 휘감아도 나는 오히려 따스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설혹 목이 말라도 네게 먼저 물을 건넬 수 있는 나였으면 좋겠다.

 

만약 거리를 쏘다니다 비가 오면 어느 집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며 앉아서

 

새끼 손가락을 걸고 너와의 우정을 굳게 다짐할 것이다.

 

멀리 허공에 시선을 두고 있는 너에게

 

’친구야!’ 라고 불러서 한 두 마디씩 이나마

 

얘기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싶다.

 

그 행복한 마음을 어찌 이런 글로 다 적을 수 있으랴…

 

때로는 찾아드는 공허함까지도 네가 내곁에

 

있는 한은 가득함으로 채워질 것이다.

 

나에게는 허물이 많지?

 

너는 그것을 꺼려하여 시선을 돌리기 보다는 감싸줄 것이며

 

너의 그 고운 하얀 치아를 드러내어 작게 웃으며 나를 위로할 것이다.

 

하얀 안개로 덮힌 새벽 길의 풀잎마다 은구슬로

 

맺힌 이슬 방울처럼 말게 느껴지는 너!

 

그런 너 중에서도 나는 너의 눈이 제일 좋다.

 

이렇게 좋은 너와 언젠가 안녕이란 말로 긴 작별을 해야 한다면

 

정말로 참을 수 없는 일이다.

 

친구야…

 

존재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의미를 찾은 우리가 되자!

 

 

 

 

 

첨부파일: Shape of my heart.rm(701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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