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2동성당 게시판

어느 소녀의 사랑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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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영 [shy] 쪽지 캡슐

2001-08-17 ㅣ No.5066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해 주어라.>

 

용서라는 주제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그 때에 베드로가 예수께 와서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잘못을 저지르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이면 되겠습니까?" 하고 묻자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여라.

 

 

위 복음 말씀 듣고 또 신부님 강론말씀을 들었지요.

이제껏 들은 복음 말씀중에서  

아직까지 제 마음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위 복음 말씀이에요.

나 자신을 위해서도 남을 용서해주어야 한다는 등등의 그런 좋은 말씀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알면서도 잘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사랑이 식어버린 그래서 차갑게 얼어붙은 마음으로 용서를 해주려하니까

머리로만 용서해주려하니까 그래서 안되는거 아닌가 싶어요.

사랑이 없으면 아무소용이 없는거 있죠.

사랑이 없으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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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날들보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시간이 더 많은 것 같아

이리저리 뛰어도 내가 가야할곳은 단 한군데.

제자리 걸음이 이젠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갈수 있었으면 하고

나름대로 기도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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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모르는 것도 너무 많고 부족한 나.

이제 막 어미 품에서 빠져나와 날아보려고 힘차게 날개짓을 하고 있는

어린 새처럼, 철없고 조금은 덜 성숙된 나.

졸업하기 전부터 줄곧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한번도 마음속으로는 직장이라는 생각을 안하고 살아왔지요.

지금에서야 나의 그런 생각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요.

제 마음과 뜻대로 모든 것들이 순조롭게 진행되어가는게 아니라는 것을요.

 

 

이곳은 여러 사람을 상대하는 그런 직장이에요.

물론 대다수가 신자들이고 저희 가족들이죠.

이제껏 제가 얼마만큼 이들을 사랑하며 생활해왔나 하고

잠시 생각해 봤어요.

나를 사랑하지 않고서는 그들을 사랑할 수가 없다는 것을요.

 

때로는 내 개인 업무 외에도 신자들이 부탁할때도 있고

조금은 언쟎은 소리 들을때도 있고 그래요.

심하다 싶으면 협박이라고 해도 될까요.

아마 終쳐야 할지도,.......

그럴땐 마음 한구석이 쓰린게 무언가에 한 대 얻어맞은것처럼

머리가 띵할때가 있죠.

그치만 제가 잘못한것도 없는데 그러진 않을꺼라는 생각을 나름대로 해

보곤 해요.

반면에 칭찬받을때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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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자매 가족이라는 공동체.

부모와 자녀사이에서도 매순간 기분좋은 일만 있을수 없는 것처럼.

때로는 울고 다투고 그러다가도 언제그랬냐는 듯이

방긋 웃고 화해하는 그런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그런 경험을 많이 해보곤 해요.

그런것들이 제게 얼마나 큰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지 모르거든요.

그래서 전 좋아요.

 

전 그다지 대인관계가 원만한 편은 아니거든요.

 

제가 좀 싫어한다고 해야하나.

암튼 가까이 가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이 있다면 딱 두가지예요.

 

변덕이 심한 사람이요.

줏대가 없고 그런사람대하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신용이 없어서 믿질 못하겠어요.

어제와 오늘이 다른 사람.

언제그랬냐는 듯이 나중에 딴소리 하는 사람.

그러려니 하지만 아주 깊게 한참은 어울리기가 힘이 들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융통성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상황에 따라서는 그런면도 심하지만 않다면 괜찮을것도 같아요.

 

그리고 뒤에서 남 헐뜯고 수군대는 어찌보면 고자질 잘하는 사람이요.

그 사람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겉만보고

다 아는 것 마냥 판단하고 소리하고 직접 대화도 해보지 않고서 말이예요.

물론 한가지를 보면 열가지를 안다고는 하지만,.......

그 사람 마음속을 훤히 드러다보는 것처럼 가끔씩은 충고도 하는데

그런 충고는 받아들이기가 좀 거북해요.

하지만 그것도 사랑에서 나오는 관심으로 받아들여야 할까봐요.

 

이런 생각해보면서 한편으로는 그래요.

내가 상대방을 저런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상대방도 나를 이렇게 똑같이

바라보고 있겠지 하고요.

나도 저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당연히 저 사람도 나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을거예요.

너와 나.

어찌보면 만나지 말았어야 하는 악연인것처럼요.

 

아마 완벽한 사람은 없을거예요.

상대방의 나쁜면만 보지 말고 그 사람의 좋은면을 보고

사람을 대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아무리 나와는 맞지않고 가끔씩은 그 사람과 10센티미터 아니

더 이상의 거리를 두고 싶어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로요.

예수님께서 나를 사랑하셔서 나에게 이렇게 좋은 선물을 주셨고

그 선물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그 사람을 위해 사랑하는 연습을 하기로요.

그렇게 마음먹었는데

때로는 장애물이 부딪힐때마다 그냥 피하고 싶을때가 너무나 많아요.

이제는 그 장애물을 훌쩍 뛰어 넘어볼까 해요.

이 튼튼한 무쇠다리로 말이예요.

.

.

.

 

 

용서해주지 못해서 남아있는 그런 더럽고 추악한 것들.

이제라도 늦지 않았겠지.하고 열어보니까

시꺼먼 먼지와 때로 얼룩이 져 버렸어요.

아무리 좋다는 세제로 닦고 먼지를 털려고 해도

이미 찌들은 때는 빠지질 않고 흉한 상처로 자국이 남아있네요.

 

용서해주지 못하면 자신이 廢人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왜 진작에 몰랐는지

후회를 해보면서 예수님의 사랑을 떠 올려 봅니다.

예수님께서 제게 선물로 주신 사랑을요.

 

혹 스치듯이 지나가는 바람처럼 싫어하는 이들이 있을땐,

이들에게도 제가 아무런 선입견없이

진실히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걸음씩 다가갈수 있게 도와주세요.하고

오늘도 짧지만 간절한 기도를 두손모아 사랑하고 싶은 ~~~~~~함께 드려봅니다.

 

저의 허물과 죄로 인해 또다시 피해자가 생겨나질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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