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성서] 루가 19,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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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호 [austin] 쪽지 캡슐

2000-08-08 ㅣ No.3023

 

예수와 자캐오

 1  예수께서 예리고에 이르러 거리를 지나가고 계셨다.

 

 2  거기에 자캐오라는 돈 많은 세관장이 있었는데

 

 3  예수가 어떤 분인지 보려고 애썼으나 키가 작아서 군중에 가리워볼 수가 없었다.

 

 4  그래서 예수께서 지나가시는 길을 앞질러 달려 가서 길가에 있는 돌무화과나무 위에 올라 갔다.

 

 5  예수께서 그 곳을 지나시다가 그를 쳐다보시며 "자캐오야, 어서 내려 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6  자캐오는 이 말씀을 듣고 얼른 나무에서 내려 와 기쁜 마음으로 예수를 자기 집에 모셨다.

 

 7  이것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저 사람이 죄인의 집에 들어 가 묵는구나!" 하며 못마땅해 하였다.

 

 8  그러자 자캐오는 일어서서 "주님, 저는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렵니다. 그리고 제가 남을 속여 먹은 것이 있다면 그 네 갑절은 갚아 주겠습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9  예수께서 자캐오를 보시며 "오늘 이 집은 구원을 얻었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다.

 

10  사람의 아들은 잃은 사람들을 찾아 구원하러 온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금화의 비유

11  이 말씀을 듣고 있던 사람들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가까이 오신 것을 보고 하느님의 나라가 당장에 나타날 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또 비유 하나를 들려 주셨다.

 

12  "한 귀족이 왕위를 받아 오려고 먼 길을 떠나게 되었다.

 

13  그래서 그는 종 열 사람을 불러 금화 한 개씩을 나누어 주면서 '내가 돌아 올 때까지 이 돈을 가지고 장사를 해 보아라' 하고 일렀다.

 

14  그런데 그의 백성들은 그를 미워하고 있었으므로 그들의 대표를 뒤따라 보내어 '우리는 그자가 우리 왕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고 진정하게 하였다.

 

15  그 귀족은 왕위를 받아 가지고 돌아 오자마자 돈을 맡겼던 종들을 불러서 그 동안에 돈을 얼마씩이나 벌었는지를 따져 보았다.

 

16  첫째 종이 와서 '주인님, 주인님이 주신 금화 하나를 열 개로 늘렸습니다' 하고 말하자

 

17  주인은 '잘 했다. 너는 착한 종이로구나. 네가 지극히 작은 일에 충성을 다했으니 나는 너에게 열 고을을 다스리게 하겠다' 하며 칭찬하였다.

 

18  둘째 종이 와서 '주인님, 주인님이 주신 금화 하나로 금화 다섯을 벌었습니다' 하고 말하자

 

19  주인은 '너에게는 다섯 고을을 맡기겠다' 고 하였다.

 

20  그런데 그 다음에 온 종의 말은 이러하였다. '주인님, 주인님이 주신 금화가 여기 그대로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수건에 싸 두었습니다.

 

21  주인님은 지독한 분이라 맡기지도 않은 것을 찾아 가고 심지도 않은 데서 거두시기에 저는 무서워서 이렇게 하였습니다.'

 

22  이 말을 들은 주인은 '이 몹쓸 종아, 나는 바로 네 입에서 나온 말로 너를 벌주겠다. 내가 맡기지도 않은 것을 찾아 가고 심지도 않은 것을 거두는 지독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단 말이지?

 

23  그렇다면 너는 왜 내 돈을 돈 쓰는 사람에게 꾸어 주지 않았느냐? 그랬으면 내가 돌아 와서 이자까지 붙여서 원금을 돌려 받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 하며 호통을 친 다음

 

24  그 자리에 서 있던 사람들에게 '저자에게서 금화를 빼앗아 금화 열 개를 가진 사람에게 주어라' 하고 일렀다.

 

25  사람들이 '주인님, 그 사람은 금화를 열 개나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하고 말하자

 

26  주인은 '잘 들어라. 누구든지 있는 사람은 더 받겠고 없는 사람은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27  그리고 내가 왕이 되는 것을 반대하던 내 원수들은 여기 끌어 내다가 내 앞에서 죽여라' 하고 말하였다."

 

 

* 주님을 뵙고자 원했던 자캐오의 앞을 가로막았던 사람들처럼, 우리가 주님께 나가는데 가로막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본당신부님이나 수녀님 또는 주님께 가까이 있다고 믿어지는 열심한 사람들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가로막음에도 실망하지 않고 더 큰 갈망으로 길을 앞질러 나무위에 올라간 자캐오는 주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그런 믿음으로 사람들을 바라보지 말고 그 너머에 계시는 주님을 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면서 주님께 받은 금화를 꽁꽁 싸매고 있다가 가진 것 마저 빼앗긴 어리석은 종처럼 사는 것이 아니라, 비록 두렵고 떨리지만 나의 재능과 시간의 금화를 이웃에게 내어주며 나누는 삶을 통해서 가능한 일입니다.

첨부파일: 저하늘~1.MID(18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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