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파이프가 샐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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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욱 [stephenleecw] 쪽지 캡슐

2001-06-01 ㅣ No.1687

파이프가 샐 때.... 뭘 어쩌란 말이냐?

"병원에 가야지" 라고 말씀하시는 분, 오버 센스!

 

사례 1 ; 보일러 사건 1

 

오랫동안 안 쓰던 방을 쓰려고 그 방의 보일러를 가동할 때의 일입니다.

지하 보일러실에 들어 가서 보일러 기계를 열고 점화 장치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점화가 되자말자 꺼지고 다시 점화 스위치를 누르면 불이 붙는 것 같다가 금새 꺼지곤 했습니다.

기계에 대해서 너무 모르는 저로서는 만지면 만질수록 기계만 고장 낼 것 같아 보일러 회사 A/S 센터에 전화를 했습니다.

"주택에 처음 사세요?"

"예. 20년 만에 처음 주택으로 옮겼습니다."

"가스 밸브가 켜져 있는지 확인 하세요!"

A/S 맨이 별로 친절하지 않게 지시했습니다.

저와 같은 무지몽매한 사용자의 난센스 A/S가 10명 중에 7, 8명이 된다나요.

확인해보니 정말 그 방의 보일러만 가스를 공급해주는 메인 밸브가 잠겨 있었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보일러 기계를 만져봤자 죽은 자식 XX 만지기였죠.

 

 

사례 2 ; 보일러 사건 2

 

최근에 보일러 동 파이프가 새는지 지하 보일러실에 물이 흘러내리고 외벽에 물기가 배어나오는 거였습니다.

할 수 없이 화장실 욕조를 띁어내고 대대적인 공사를 감행했습니다.

난공사가 되다보니 하루에 공사를 다 끝내지 못하고 임시로 기존 파이프와 새 파이프를 연결해놓고 인부들이 철수했습니다.

새벽 4시, 잠결에 물 새는 소리가 심하게 들려 화들짝 놀라 뛰어 나가 보았습니다.

기존 파이프와 새 파이프를 임시로 연결해놓은 이음새가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 콸콸 물이 아래층으로 흘러들어갔습니다.

난감 난감, 아래층 새댁 안방이 한밤중에 물벼락 맞을 것을 생각하니 황당했습니다.

당황한 나머지 아내를 깨워 아래층 새댁에게 연락하고 빨리 공사 감독에게 어떻게 조치해야 하는지 전화해보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리고 저는 무작정 물이 펑펑 나오는 파이프를 들고 이음새를 끼고 연결해 보려고 애를 썼습니다.

이 또한 20여년간 아파트에서만 살던 무지몽매한 백성의 어리석은 짓.... 뜨거운 보일러 물로 손에 화상만 입고 말았습니다.

공사 감독 왈, "수도 계량기가 있는 곳의 메인 밸브를 잠그라!"

그대로 했더니 펑펑 나오던 물이 뚝 그치는 거였어요.

다음 확인해보니 다행히 새댁 안방으로 물이 흘러 들지 않고 보일러실로 빠졌습니다. 휴!

 

 

교훈 ; 근본 원인을 찾아 바로 잡아야 문제가 해결된다.

 

우리는 살면서 여러가지 일을 겪게 됩니다.

그 일로 인해 고통도 당하고 심지어 육체적인 질병(홧병 등 마음의 병이 육체를 지배)까지도 얻게 됩니다.

그러나 사건 해결의 실마리는 아주 쉬운 곳에 있다는 것을 위의 두 사례를 겪으면서 깨달았습니다.

아! 가스 밸브를 켜야 가스가 공급 되고 점화를 하면 불이 붙는구나!

아! 메인 수도꼭지를 잠그니까 되네!

그렇습니다.

저는 이번 경험을 통해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비록 무지에서 벌어진 저의 경험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우리가 살면서 알아도 근본 원인은 내버려둔채 주변만, 곁가지만 살짝 고쳐 해결해보려는 일이 허다합니다.

아이 문제가 그렇고 부부 문제가 그렇더라고요.

생각을 바꾸고 나를 버리면 아주 쉬운 일인데 그게 잘 안되더라구요.

모를 땐 모르니까 그런다고 하겠지만 안다면 이제 원인을 바로 잡아 문제를 해결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 힘으로 잘 안되기 때문에 주님께 그런 용기를 달라고 은총을 청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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