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피에르 신부님의 "단순한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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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욱 [stephenleecw] 쪽지 캡슐

2001-06-12 ㅣ No.1698

찬미 예수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요즘 피에르 신부님께서 쓰신 "단순한 기쁨"에 푹 빠져 있습니다.

어린 시절 ’예수님 마음에 들려고’ 무진 애를 썼다는 피에르 신부님은 열 아홉살에 카푸친 수도회에 들어가셨습니다.

카푸친 수도회는 학문보다 경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민중적 수도회라고 합니다.

피에르 신부님은 그 유명한 ’엠마우스 운동’(아시는 분보다 모르시는 분이 더 많겠지만)을 시작하신 분입니다.

2차 대전이 끝나고 국회의원(?)이 되신 신부님은 가난한 이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어느날 신부님은 자살하려는 아주 불행한 한 남자를 만납니다.

얼마나 불쌍한 사람인지는 나중에 책을 사셔서 읽어 보십시오.

 

신부님께서 그 사람의 사정을 다 들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당신의 이야기는 정말이지 기가 막힙니다. 하지만 나로서는 당신에게 해줄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내게는 한 푼도 없습니다. 의원으로서 매달 월급은 받고 있지만 많은 어려운 사람들이 내게로 와서 울며 그들이 처한 비참한 상황을 호소합니다. 그들에게 작은 집이라도 세워주다 보니 빚까지 지고 있는 형편입니다. 당신을 위해 해줄 게 없군요. 한데 당신이 죽기를 원하니 거치적거릴 게 아무것도 없지 않습니까? (죽는 거야 오늘 죽어도 그만 내일 죽어도 그만 별 상관이 없지 않느냐며....이건 제가 붙인 사족임) 집짓기가 빨리 끝날 수 있도록 죽기 전에 나를 좀 도와주지 않겠소?"

얼떨결에 정말 얼떨결에 그 사람은 집짓는 사업에 동원 됩니다, 자살은 잠시 뒤로 밀어 놓은 채.

그리고 이 일은 그의 인생에 다시금 의미를 부여하게 됩니다.

"신부님께서 제게 돈이든 집이든 일이든 그저 베프셨더라면 아마도 저는 다시 자살을 시도했을 겁니다. 제게 필요한 것은 살아갈 방편이 아니라 살아가야 할 이유였기 때문입니다."

그 후 그는 자신보다 더 가난하고 불행한 사람들을 도우며 살았습니다.

절망자에서 구원자가 된 것입니다.

엠마우스는 그렇게 생겨났습니다.

오늘날 엠마우스는 44개국에 500여개의 단체가 활동하고 있답니다.

 

이들의 규칙 세가지.

1. 우리가 먹을 것은 우리가 노동을 해서 번다.

2. 우리는 모든 걸 나누어 가진다. 공동체에 크게 기여하는 가장 튼실한 사람도 생산성 없는 노인보다 더 많은 걸 갖지 않는다.

3. 멸시받고 소외된 주변인들인 우리는 베푸는 사람이 되는 사치를 누리기 위해 생활하는 데 충분한 정도 이상의 노동을 한다.

 

이들은 가난하지만 궁핍을 뛰어넘어 베푸는 자들입니다.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우리도 마음을 담아 나누고 구원을 베풀 수 있는데,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소유하고 부족한 것이라고는 없는 여러분이 그런 일을 못할 게 뭐 있습니까?"

이것이 엠마우스 운동입니다.

 

피에르 신부님은 이렇게 우리에게 충고하십니다.

"고통받는 자들에게 충고하려 들지 않도록 주의하자. 그들에게 멋진 설교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다만 애정어리고 걱정어린 몸짓으로 그 고통에 함께함으로써 우리가 곁에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그런 조심성, 그런 신중함을 갖도록 하자."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희망은 삶에 의미가 있다고 믿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피에르 신부님은 2부 ’알수없는 존재에 대한 확신’에서 많은 묵상거리를 정말 깊은 묵상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십니다.

소개하시는 하나의 예화.

소화 데레사(1873 - 1897. 병약하여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으며 아름다운 많은 시를 남긴 프랑스 리지외의 성녀).

고통을 받으며 죽어가는 그녀는 의무실에서 간호를 받고 있었습니다.

잠을 이루지 못할 때 그녀는 종이에다 성가들을 끄적이길 좋아 했답니다.

어느날 간호사 수녀가 그 종이쪽지를 읽고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오 수녀님, 이 같은 믿음을 가지시고, 이처럼 아름다운 시를 쓰게 해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가지셨으니 수녀님은 참 운이 좋으십니다!"

그러자 데레사 수녀님은, "수녀님, 저는 그저 제가 믿고 싶은 걸 노래할 뿐인걸요"하고 대답했답니다.

 

믿음은 확실하지 않은 현실에 대해 품는 확신이다.

성녀 데레사는 자신이 지은 성가에서 자신의 믿음에 대한 확신과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지만 하느님은 알 수 없는 신비로 남아 있다.(본문)

 

이밖에도 가난과 행복, 자유, 고통의 힘 등 정말 한번 읽어서는 묵상이 어려운, 그러나 무엇인가 여명처럼 다가오는 빛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샤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했습니다.

피에르 신부님은 그 반대라고 확신했습니다.

"’타인 없는 나’, 타인과 단절된 자기 자신이야말로 지옥이다. 타인은 내 삶의 ’단순한 기쁨’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피에르 신부님을 한번 만나보십시오.

"단순한 기쁨"은 출판사 ’마음산책’에서 펴냈고 값은 9천원입니다.(마치 제가 판촉사원 같습니다만, 아닙니다)

 

추신 ; 이사야반 형제님 여러분 제가 영세 선물로 이미 책을 다 사놨으니까, 6월 17일(일) 14:00까지만 기다려주십시오. 이춘욱 스테파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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