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동성당 게시판

오이디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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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정 [pia79] 쪽지 캡슐

2000-09-15 ㅣ No.4423

월요일날 전 오이디푸스라는 연극을 봤답니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오이디푸스는 신탁에 의한 운명대로

자신의 아비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을 한다는 내용으로 결국

자신의 운명을 비탄한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눈을 찔러 장님이 되고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는 것으로 결말을 맺습니다...

 

그런데 이번극은 오이디푸스가 음모에 의해 그런 운명의 장난에

빠지고 만다는 새로운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스핑크스를 이긴

현명한 청년이 티베의 왕이 됩니다...

그런데 십년동안이나 흉년이 들자 백성들은 원성이 높아가고

그는 백성들을 위해 수로사업을 벌입니다...

그러나 그를 시기하는 원로들과 처남에 의해 그들이 꾸며낸

각본대로  그는 음모에 빠져들고 말죠...

그 내용인즉 오이디푸스가 30년전 버려진

왕의 아들이며 지금 왕비는 그의 어머니라는 내용...

그래서 신이 분노하여 비를 내리지 않는다고 백성들을

현옥 시킵니다...

결국 백성들은 오이디푸스에게 자신의 두눈을 찌르라는

최후의 심판을 내립니다. 결국 자신의 백성들에게 배신당한

오이디푸스는 장님이 된채 정처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죽음을 맞게 되죠...

 

이 극을 보면서 솔직히 지루하고 재미는 없었는데

오이디푸스라는 인물이 우리가 될수도 우리의 친구들이 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건 작건간에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사이에 한명의 오이디푸스를

만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극에서 백성들은 자신이 그렇게 신뢰하던 왕을 한순간 배반해

버립니다.. 그동안의 그의 모습들은 싹 잊어버리고..

확인되지 않는 한 이야기에 빠져서 말이죠...

물론 내가 백성이었다면 저도 그 무리에 끼어 있었을 것입니다...

아니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로 내가 정말 사랑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우린 서로 웃고 보듬어 줍니다..

하지만 어느순간 다른 사람의 확인되지 않는 이야기에 혹해

그 친구를 색안경 쓰고 보는 등 내가 사랑하는 친구를 한명의

오이디푸스로 만들곤 합니다....

이젠 그런일은 두번다시 없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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