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RE1466]99청소년축제에 대해 한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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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학 [yhim] 쪽지 캡슐

1999-09-13 ㅣ No.1475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

 

[1466]정성일 선생님께서 좋은 소식을 전해 주셨군요.

중학생을 자식으로 둔 아버지로서 이번 99 가톨릭 청소년 큰 잔치에 자연히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고, 내용을 훑어 본 결과 몇가지 발전적인 생각의 필요성이 있는 것 같에서 교구 차원의 행사라면 더더욱 신중해야 겠기에, 젊은이들의 의욕을 높이 평가하고 실수가 없도록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잘한 부분은 박수로 대신하고 모자라는 부분만 꼬집었기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5공 초에 [국풍]이라는 밑도 뜻도 없는 행사가 국가적인 행사로 치뤄진 예가 있습니다. 많은 대학생들이 생각없이 참여했고 그 오류는 지금까지 면학의 대학 분위기를 송두째리 앗아가 버리고 대학생은 미팅을 위해 학교에 다니거나, 취업을 위해 잠시 머무는 곳으로 착각하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심지어 학문에 열중하는 대학마저 -예를 들면 서강대- 서강고등학교라고 빈정댄다고 하더군요. 그 만큼 청소년 잔치가 가져다 줄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드리는 말씀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신앙인들의 모임이 자칫 세속인들의 집회와 다를 바 없는 졸속한 것이 아니길 바라며, 이것만은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을 말씀드리려는 것이니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1)잔치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잔치의 동기는 무엇입니까?

잔치를 하게 된 동기가 없습니다.

생일을 맞이해서, 졸업을 축하하며, 결혼을 기념하기 위해, 성인품에 오르신 기쁨으로 등 잔치를 하게 된 동기가 명백하지 않습니다 그렁다면 그것은 잔치가 아니고 특별한 구경거리가 있으니 와 보라는 것으로 해석될 뿐입니다.

 

2)잔치의 목적이 무엇입니까?

"서로가 처한 상황 속의 공통점을 보며 서로가 연대하는 첫걸음을 디뎌야 한다. 그 첫 만남의 기쁨을 나누는 자리가 청소년 큰잔치이며 청소년 큰잔치는 기쁨의 성사적 의미를 지닌다."라고 하셨는데 5자로 줄이면 "만나서 놀자"입니다. 단순히 인간적인 만남이 목적이라면 8인이상이 모여서 무엇을 얻을 수 있습니까. 서로 잡담만 하다가 헤어집니다.동기와 목적이 분명해야 잔치의 성격을 결정할 수 있고 규모라든지, 대상자들을 논할 수 있을 겁니다. 글라라 성녀와 프란치스코 성인은 서로 떨어져 있으면서도 하느님안에서 하느님을 통해 자유롭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3)잔치의 내용이 무엇입니까?

좋은 문구와 단어들은 많이 나열하신 것 같으나 잔치의 내용과는 전혀 별개인 말 뿐입니다.

무엇을 함께 준비하고 함께 즐기고 함께 연대하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복음적 가치를 향한 동반자"로 연대의 끈을 보자고 했는데 운동장에 모여 복음을 실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운동장의 쓰레기 줍기밖에 없더군요, 행사를 기획하시는 분들이 범하게 되는 가장 큰 오류중의 하나가 대규모 집회일수록 볼거리 제공만 열심히 따라하는, TV에서 보듯 쇼 프로의 연속을 답습함입니다. 우리가 보아 온 행사들은 한결같이 스포츠와 춤과 노래만 있는 오락이 거의 전부였으니까요.

명동거리의 담배꽁초 줍기 행사나, 대학로에서 폭주족을 몰아내는 평화의 시위, 시민공원 쓰레기 줍기, 미사중 잡담없애기 켐페인등도 우리의 몫이 아닌가 합니다. TV의 목적은 상업이며, 우리의 목적은 ?______? 무엇인지 시작부터가 다름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4)주제와 잔치는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대희년을 맞이하면, 우리 청소년들은 시험의 속박에서 벗어납니까?

그게 사실이라면 잔치도 해야 되고 만나서 모두들 기쁨을 나누어야 겠지요 대희년의 정신과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고통과 희생이 요구된다는 사실을 교회는 아는지?

"희년은 복음적 실천을 통해 하느님의 자비와 정의가 구현되고 그분의 자유와 해방이 이루어지며 모든 것이 회복되고 제자리를 찾는 시간"이라면 교회 스스로가 모범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부채에 시달리는 어려운 본당의 빚을 탕감해 주어야 하고, 엄청난 격차로 벌어져 있는 한국내의 교구와 교구, 본당과 본당의 불균형이 먼저 조정되어져야 할 것입니다.

청소년들을 미성숙 보호대상자라고 하면서 실제의 내용은 메스콤의 무슨 무슨 청소년 대상 쇼 프로그램의 진행과 다를 바 없는 내용이라면 차라리 주교님 초청하셔서 미사 한 대로 끝내심이 옳을 법 합니다.

 

5)방향

청소년들의 이중생활에 대한 갈등을 얘기하셨고 신앙을 갖지 않은 청소년들과 구분되는 가톨릭 청소년 문화의 필요성을 역설하셨는데, [문화]는 춤과 노래 연극이 전부가 아님을 유념해 주시면 좋겠고, 예로부터 가톨릭의 문화는 [이웃사랑] [복음적 삶]임을 잊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아직 전체의 틀을 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제 개인의 의견임을, 그리고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다는 생각에 두서없이 얘기했습니다. 준비하고 계시는 분들께 마음 상하신 것이 되었다면 정중히 용서를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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