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즐거운 봉사(?)활동, 마라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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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민 [johnlee74] 쪽지 캡슐

2000-04-24 ㅣ No.4310

우선 부활 축하드립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4월의 현란한 봄바람에 부활의 조화가 느껴지는군요.

 

봉사활동이라 부르기는 좀 부끄러운 감이 있습니다.

오히려 제가 봉사를 받았다고 해야 할까요.

사람 사이의 아픔와 미움, 불화와 오해를 인식하지 못하는 친구들과의 만남은 그 자체로 제게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들과 어울려 따싸한 햇쌀을 받으며 올림픽 공원을 노닐었습니다.

 

전 본래 옛날 주일학교 교사를 할 때부터 봉사라는 단어를 싫어해서 말이죠.

봉사는 곧 희생을 수반하잖아요.

자신이 희생한다는 관념 속에서는 진정한 자유를 찾기 어렵죠.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을 봉사라고 부르는 자체가 보상심리에서 비롯된다고 여겨집니다만.

 

갑자기 삼천포로 빠졌군요.

아마 ’24시간 그들과 있어봐라, 굳은 살과 피땀서린 70세 농부 옆에서 전원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려느냐’고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즐겁지 못하다면 거 안하는 만 못하지 않겠습니까.

 

하루만인데 벌써 정이 들었습니다.

이런 ’사치스런’ 봉사를 해도 되는가 싶을 정도군요.

시간이 허락되는 한 빠지지 않을 생각입니다.

 

여러분도 한번 가서 친구들과 어울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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