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학창시절 추억의 책가방(2편)

인쇄

이상경 [lsk55] 쪽지 캡슐

2003-09-17 ㅣ No.5343

 

천주교 서울대교구 용산성당

학창시절 추억의 책가방 (2편)



 


우리의 학창시절에는 요즈음 코미디 프로에 잘 등장하고 있는 임하룡의 빨간양말 처럼 빨간색이 많았습니다. 오늘날 월드컵 축구를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붉은 악마의 티셔츠도 빨갛듯이...

하여간 당시엔 빨간색이 대 유행이었습니다.

하얀색 운동화에 빨간 양말을 신으면 아주 폼나던 시절이다. 더불어 당시 여자들의 내복은 99%가 빨간 내복이었던 시절이기도 하지요.

 

  

           

 

아래 사진은 금번 태풍 14호 매미로 인하여 크게 피해를 입은 내고향 논경지의 슬픈 전경입니다.

특히 수해 입은 이 지역은 학창시절 추석날, 제가 마을 노래자랑에 참석했던 강릉 월호평洞으로 추정됩니다.

강릉 비행장 근처의 월호평洞이 가장 피해가 컸었지요.

 



얘기가 옆길로 샌 것 같아서 다시 본말로 돌아가면,

이미 1편에서 말한 바 있듯이 추석을 전후하여 村에서는 착착이 놀이가 참으로 많았습니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이때에는 먹을 것이 풍성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동네 마을 어귀엔 감도 사과도 빨갛게 익은 계절이니깐요.

특히 추석날에는 언제나 동네마다“노래자랑”이 열리곤했습니다. 주최는 통상 마을청년회 또는 4H 클럽에서 주최했는데, 상품은 주로 생활용품이었지요.

최고의 상품은 아무래도 손목시계였고, 그외 벽시계를 비롯한 그릇류 등이주류였습니다.

당시 우리 몇몇 악동들은 추석이면 그저 동네별로 몰려 다니면서 그 노래자랑 행사에 꼭 참석하곤 했었습니다. 통기타 하나 들고 비딱거리는 엉성하게 급조된 원두막처럼 생긴 무대에 오르면 우선 점수는 50점을 먹고 들어갔지요. 그런데 문제는 행사를 주관한 동네의 청년들이 주로 짜고치는 고스톱인냥 미리 동네에서 식구중에 몇 명을 사전 선정해 놓고 1등과 2등을 먹인다는 것입니다.

즉 외지 넘에게는 아무리 노랫빨이 쎄도 장려상으로 때우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그래서 동네 노래 자랑행사 후에는 늘상 약간의 쌈박질이 일어나는 것이 상례였지요. 그래도 문화행사가 빈약하기 그지 없었던 그 때가 참으로 더 행복하던 때였습니다.

 

내용이 길어서 2편도 여기서 총총 맺습니다.

 


2003년 9월 17일

용문동 구역장 李 相卿 가브리엘 드림

 

 

 

 



89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