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동성당 게시판

교황성하께서 자원봉사자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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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동성당 [chonho] 쪽지 캡슐

2002-05-27 ㅣ No.1009

* 교황청 사회복지평의회에서는 교황 성하께서 자원 봉사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보내며 이를 널리 소개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다음은 우리말 번역문 전문입니다.

 

국제연합이 지정한 세계 자원 봉사의 해에

자원 봉사자들에게 보내는 교황 메시지

 

자원 봉사자 여러분,

 

1. 국제연합이 지정한 세계 자원 봉사의 해를 마무리하며, 저는 세계 곳곳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여 끊임없이 헌신하는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혼자서 또는 특별한 단체에서 함께 일하면서, 어린이와 노인, 병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난민, 박해받는 사람들의 절망적인 외로움 속으로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비추어 주고, 폭력과 이기주의의 유혹을 극복할 수 있도록 격려해 줍니다.

 

자원 봉사자가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자신의 삶을 바칠 수 있는 힘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무엇보다도 모든 사람에게 같은 인간을 돕도록 하는 타고난 마음의 움직임입니다. 이것은 삶의 법칙입니다. 자원 봉사자는 자신을 남에게 아낌없이 내어 줄 때에 다른 어떤 일을 했을 때보다 더 큰 기쁨을 경험합니다.

그러므로 자원 봉사는 인간화에 이바지하는 특별한 요소입니다. 자원 봉사자들은 다양한 형태의 연대와 봉사를 증진하고 실현함으로써, 사회가 인간 존엄과 인간의 여러 기대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도록 만듭니다. 자원 봉사자들은 그들의 활동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고 그들에게 자신을 내어줄 때에만 인간이 완전한 자아 실현에 이른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2.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이러한 보편적인 인간 경험의 심오한 이유를 가르쳐 주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께서 사랑이심을 드러내 주시고(1요한 4,8), 존재의 최고 법칙은 사랑이라는 것을 인간에게 보여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것을 다 내어놓고 종의 신분으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시어"(필립 2,7) 지상 생활을 하시는 동안 하느님의 사랑을 몸소 보여 주시고, "당신 자신을 바치셔서 하느님 앞에 향기로운 예물과 희생제물이 되셨습니다"(에페 5,2). 예수님께서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이 세상 삶을 우리와 함께 나누시면서 우리에게 사랑 안에서 걷도록 가르쳐 주셨습니다.

 

교회는 이천 년 동안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르면서, 역사에 흔적을 남긴 성인들 덕분에 훌륭한 모범을 보이며 끊임없이 이 사랑을 증언해 왔습니다. 최근의 성인들 가운데 저는 한 가정의 아버지를 구하려고 자신을 희생한 막시밀리안 콜베 성인과 가난한 이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자신을 봉헌한 캘커타의 마더 데레사를 생각합니다.

그리스도교는 하느님의 사랑과 형제들의 사랑을 통하여 해방과 구원의 능력을 펼칩니다. 사랑은 가장 설득력 있는 복음화입니다. 개개인의 필요에 응답하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시는 하느님의 신중하고 아버지다운 사랑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배고픔이나 목마름, 살 곳이 없거나 치료를 받지 못하는 등 우리 이웃의 물질적인 필요만을 채워 주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하느님 사랑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을 말합니다. 자원 봉사 활동을 통하여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하느님 사랑의 증인이 되며, 예언자처럼 용감히 헌신함으로써 하느님의 사랑을 선포하고 분명하게 드러냅니다.

 

3. 물질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돕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와 동시에 가치에 목말라하고 인간의 영적인 해답을 얻고자 하는 갈망도 채워 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베푸는 도움의 유형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도움을 받는 사람의 마음입니다. 사소한 일을 하든 중대한 일을 하든 자원 봉사 활동은 모든 경우에 삶을 배우는 학교가 되어야 하며, 특히 젊은이들에게 자신을 기꺼이 내어 주게 하는 연대와 봉사의 문화를 가르치는 데에 이바지하여야 합니다.

얼마나 많은 자원 봉사자들이 이웃에 대한 용기 있는 헌신을 통하여 신앙을 발견하고 있습니까! 가난한 사람들을 섬기는 것이 당신을 섬기는 것이라고 하시는 그리스도께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사람의 마음에 말씀하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그들에게 참 행복의 원천인 사심 없는 사랑의 기쁨을 맛보게 해 주십니다.

저는 여러 가지 활동과 행사가 마련되었던 세계 자원 봉사의 해가 사회 의식 성장의 징표인 여러 형태의 자원 봉사 활동이 사회 안에 증진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자원 봉사자들은 흔히 공공 기관의 부족한 면을 보완해 주고, 이들을 위한 터를 미리 닦아 놓습니다. 공공 기관들은 자원 봉사자들이 용기 있게 주도하여 시작한 일들을 마땅히 인정하고, 본래의 정신을 간직하면서 이러한 일들을 키워 나가야 합니다.

 

4. 자원 봉사자 여러분, 세계 곳곳에서 평화의 ’군대’를 이루고 있는 여러분은 우리 시대의 희망의 징표입니다. 어렵고 고통스러운 상황들이 닥칠 때마다, 인간 마음 속에 감추어져 있는 헌신과 자애와 영웅적 자질들이 열매 맺도록 하십시오.

전세계 곳곳의 가난한 사람들을 대신하여, 여러분의 꾸준한 헌신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용기를 가지고 여러분의 여정을 계속하십시오. 어려움에 굴복하지 마십시오.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신 그리스도(루가 10,30-37 참조)를 모든 자원 봉사자가 본받아야 할 최고의 본보기로 삼으십시오.

사촌 엘리사벳을 도우려고 "서둘러" 가신 성모님을 본받아, 기쁨과 구원의 전달자가 되십시오(루가 1,39-45 참조). 성모님께서 여러분에게 당신의 겸손하고 구체적인 사랑을 가르쳐 주시고,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주님을 알아볼 수 있도록 주님의 은총을 간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바람을 안고, 여러분과 여러분이 봉사하면서 날마다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사도로서 특별한 축복을 보내 드립니다.

 

 

바티칸에서, 2001년 12월 5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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