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울성당 게시판

슬픈얘기1-"군바리의 비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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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환 [hwancan] 쪽지 캡슐

1999-11-09 ㅣ No.424

슬픈 얘기 1

"군바리의 비애1"

 

과거를 뒤돌아 본다는 건 참으로 간절한 아련함으로 다가옵니다...

좋았던 일도 많았고 기뻤던 일도 많았으며 기분 드러운 일도 참 많았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슬펐던 이야기 몇가지를 아프루 시간나는데루 짬짬이 올리려고 합니다...

많은 지탄 바랍니다...흑흑TT...

 

(이야기의 구성상 내용은 반말로 합니다...

기분나쁘신분은 예쁜 폭탄멜이라두 보내주시길...)

 

나의 군시절에 있었던 가장 슬펐던 이야기다..

당시 훈련소의 빡쎔(힘듬)을 견디고 더욱더 힘들다는 자대배치를 받고

한참 얼어서 로봇처럼 걸어다닐 때였따...

그렇게 얼어서 한 두달 생활을 하다보니...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쌓이는게 아니었따...

24시간 남들의 시선아래에서 통제된 생활을 하던때였기

때문에 물론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은 없었따...

"초기군기를 잡아야한다."는 거대한 명제아래 밤에 보초근무를 스러 나가도

밥먹을 때 작업할 때 물론 일과중에두 저XX(저신참) 잘못하는거 없나하는 고참들의

매서운 눈초리와 항시 쌈박질을 하던때였따...(갔다온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그러나 나는 특유의 유들유들함과 막강 눈치파워로 모든난관을 극복해왔따...

그렇게 이등병을 무사히 넘기나 했었는데... 정말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말아따...

 

아아~~~그날은 내가 일등병 진급을 몇일앞둔 날이었는데...

부대 체육대회가 끝나구 회식이 있는 날였따...

군입대한 이후 첨있는 회식인지라 궁금하기두 하구 무엇보다두 술을 먹을수

있다는 점에 마구 흥분해 있었따...그러나 부대에서 회식이 있는 날 저녁과

그 담날은 주금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게 나의 불찰이었따...

 

 

회식은 시작되었고 세상의 모든 군바리들이 그러하듯 우리도 돼지를 한 마리

잡았고 또한 세상의 모든 군바리들이 그러하듯 좋은 부위는 선임하사와 그 측근들이

모두 가져가 버리고 사병들한테 돌아오는 것은 털이 붕숭붕숭 박혀있는 표면에서

한 5센티쯤 되는곳까지의 살들이었따...그래두 그게 어딘가...

취사반의 모든 실력자들이 총동원되어 "그따위" 재료로 제법 먹을만한 고기를 만들어왔고

한 50명쯤 되는 인원이 사병식당에 모여앉아 앞에 있는 술과 고기에서 눈을 떼지 못한체

중대장의 인사치레 말들이 끝나고 빨리 시작하기만을 기다리구 있었따...

 

드디어 회식이 시작되었으나 쫄따구의 입장이 있는지라 함부로 술을 마실수는 없었고

고참들이 먼저 따라주기만을 각잡구(=정좌한 자세로) 기다리구 있었따...

아는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술을 아주 조금 좋아한다...그래서 그순간은 고통이라 할 수 있었고 더구나 5개월만에 첨 보는 술이라 거의 눈이 돌아갈 지경이었따...

그러나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이더냐...

 

나에게 와서 술을 따라주는 고참은 지저분하고(잘 안씻는다는 얘기가 아니다.)

애들 잘 괴롭히고 고참한테 아부잘하기루 유명한 소문난 꼽창(민간인의 언어로

표현이 안된다.) C.D.H상병이었따. 갑자기 나에게 다가와 잔인하게 나의 열정과

온기가 남아있던 내가 꼭 품고있던 소주잔을 뺏더니 군바리용 스댕컵을 내미는 거시어따...

 

차가운 스댕컵을 쥐는 순간 몬가 불길한 예감이 번개처럼 뇌리를 스쳤으나

컵가득 따라지는 소주를 보는 순간 불길함이구 모구 생각할 겨를두 없었구

너무 좋아 눈물이 흐를 뻔 했따...(실제루 조금 흘렸던거 같기두 하다.)같이 술대작을 하면서 그도 똑같이 스댕컵으로 마셔댔고 나는 그때까지만 해두 술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두 지지않는다는 사명감비슷한 것을 가지구 있었기 땜에 아무걱정없이 완샷을 해버리고 말아따...그러자 그 지독한 C상병이

 

 "어~~ 너 술좀 하는구나...오늘 내가 있으니까 맘껏 한번 마셔부아...푸하하"

 

라고 어울리지 않는 호탕함과 더불어 비웃음 반 감탄 반으로 뇌까렸으나

평소에 무척 싫어했던 고참이었고 그의 술을 받느니 차라리 안마시구 만다하는

생각이 또 몬가 음모가 있을지두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당당하게 말해따...

 

 "넵 알겠습니다..C상병님...부어만 주십시오오옷!!!...헤헤헷..~~"

 

나는 이미 생각과 말이 따로 놀구있는 상태여따...

원래 C상병의 계획은  이등병의 선임격인 나를 완죤히 보냄으로써

회식이 끝난후 필히 이어지게 되있는 군기타임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서인 것이었던 것으로 C상병 제대전날 판명이 나따...

 

그러나 그날 C상병이 계산을 못한거시 있었는데 그건 바로 나의 주량이었따...

나를 보내려면 같이 대작을 해서 보내야만 했는데 평소에 자신두 꽤 주량이

쎄다구 생각하구 있었던 C상병이 내가 아무리 컵으루 완샷을 해두

끄떡이 없자(참고루 나는 2학년 오리엔테이션때 후배 한명당 소주 한컵씩..대략40명쯤 되는 후배들한테 모두...받아마셔준적두 있었따...

물론 담날은 몬스터 프로그가 되었지만...한잔씩 그렇게 바다마셔준것두 어딘가..)

내심 당황한 표정이 얼굴에 역력히 나타났구 점점표정이 울그락

푸르락 해지더니 누가 이기나 하는 식의 표정으로 변해가따...

이렇게 안주는 먹지두 않구 술만 컵으로 완샷하면서 나의 기억은 노을이 지듯...

서서히 Fade Out 되어 가따아아아아아아...~~~~~~

(이후의 스토리는 전적으로 제삼자의 증언에 의존한 것이기 땜에 어미가 "해따..."

에서 "했다한다..."로 바뀜을 양해하기 바란다...)

 

죄송합니다...시간이 없는 관계로 여기서 1부를 마쳐야겠네요...

후속편을 곧 올리겠습니다...반응이 좋으면두 아니구 있기만 해두여...

빨랑 일해야 겠어여...

좋은 하루 보내세여...

()  ()

(~~)

 *

미정아 몸생각해서 너무 많이 마시지 마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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