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아버지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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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주

2012-05-07 ㅣ No.12683

아버지의 마음


                                              김현승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 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 아버지의 동포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 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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