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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등의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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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복 [klydia] 쪽지 캡슐

1999-07-15 ㅣ No.167

오늘은 비가 옵니다.

아침에 고요함 속에 평안을 얻고 싶어 집니다.

그래서 커피 한 잔과 좋은 음악을 들으며 게시판에

글을 올립니다. 오늘 하루, 내리는 비처럼 추~욱 쳐

지지 말고 차분하게 그 동안 못했던 일, 생각들 많

이 하세요. 작은 것이 든, 큰 것이든 좋은일 생길

거예요.

 

 

내 등의 짐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세상을 바로 살지 못했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 때문에 늘 조심하면서 바르고 성실하게 살아왔

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를 바르게 살도록 한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사랑을 몰랐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의 무게로 남의 고통을 느꼈고 이를 통해 사랑과 용서도

알았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 준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아직도 미숙하게 살고 있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의 무게가 내 삶의 무게가 되어 그것을 감당하게

하였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를 성숙시킨 귀한 선물이

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겸손과 소박함의 기쁨을 몰랐을 것

입니다. 내 등의 짐 때문에 나는 나를 낮추고 소박하게 살아왔습

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에게 기쁨을 전해 준 귀한 선물

이었습니다.

 

물살이 센 냇물을 건널 때는 등에 짐이 있어야 물에 휩쓸리지 않

고, 화물차가 언덕을 오를 때는 짐을 실어야 헛바퀴가 돌지 않듯

이 내 등의 짐이 나를 불의와 안일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게 했으

며, 삶의 고개 하나하나를 잘 넘게 하였습니다. 내 나라의 짐,

가족의 짐, 직장의 짐, 이웃과의 짐, 가난의 짐, 몸이 아픈 짐,

슬픈 이별의 짐들이 내 삶을 감당하는 힘이 되어 오늘도 최선의

삶을 살게 합니다.


                                  좋은생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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