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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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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희 [paulo0629] 쪽지 캡슐

1999-12-29 ㅣ No.442

내가 네 살 때, '아빠는 무엇이나 다 하실 수 있는 분이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내가 다섯 살 때, '아빠는 무엇이든지 다 알고 계시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내가 여섯 살 때, '아빠가 모든 걸 정확히 아시는 건 아니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내가 열세 살 때, '아빠는 아시는 게 없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내가 열일곱 살 때, '아버지 생각은 너무 구식이어서 나와는 대화가 되지 않아.' 하고 생각하였다. 내가 스무 살 때, '아버지는 구제 불능일 만큼 시대에 뒤져 계셔.' 하고 생각하였다. 내가 스물다섯 살 때, '아버지도 경험이 있으셔서인지 약간 아시는 것이 있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내가 서른 살 때, '아버지의 생각이 어떤지 물어 봐야겠다. 아버지는 경험이 많으시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마흔 살 때, '아버지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되었다. 아버지께서는 세상 경험이 많으시니까. 내가 쉰 살 때, '아버지께서 내 곁에서 무슨 말씀을 하시든 난 다 들었을 텐데.' 하는 후회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자신의 짧은 생각으로 남을 쉽게 판단하거나 자신과 비교하여 상대방을 업신여길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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