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성당 게시판

정말로 당신이 천주교 신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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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4-04-21 ㅣ No.2998

부녀회 모임에 참석해 식사를 함께하며 식사전 기도로 내가 성호를 그었더니 어떤 아주머니께서 "국장님이 천주교 신자세요?"하고 묻는다. 내가 "예, 그렇습니다"했더니 다시한번 "정말로 신자세요?" 하는 것이 아닌가!

그분은 무심코 그러셨는지는 모르지만 나로서는 대단한 충격이었던 같다. 며칠동안 그 아주머니의 "정말로 신자세요?"하는 목소리가 내 귓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평소의 내 행동이 어떻게 비쳐졌길래 그분이 정말이냐? 했을까????

’평소 내 모습이나 행동이 남의 눈에 얼마나 비신자적으로 비춰졌기에 그분이 그러셨을까’ 하는 고민과 반성 때문에 몇일동안 밥맛이 없을 정도였다.

"부녀회와 함께 버스를 타고 문화탐방을 갔을 때 국장님이 차중에서 와이담을 너무 진하게 잘 하기에 그랬데요."라는 부녀회장의 해명을 듣고부터 내가 그분에게 비신자로 보인 이유를 알게되긴 했지만 과연 그뿐일까? 싶어서 그 후부터는 문화원사무국장인 내 행동거지에 더욱 조심을 하고있다.

개인의 성화를 통해 넘치는 성화로 남을 성화시키는 것이 내가 속한 레지오단원의 기본덕목이며 또한 그것이 전교에 가장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을 나는 믿는다.

그 실례가 바로 내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마누라 자랑하면 팔불출이라 하던데 나는 마누라 자랑을 안할 수 없다. 젊었을때 노름에빠져(파친고) 걸핏하면 집에 들어오지도 않고 잘 다니던 직장도 상의 한마디 없이 그만 둬 버리고, 월급은 커녕 퇴직금마저 노름판에 다 갖다바쳤으니 낯짝이 있어야 집에 들어가지. 이곳 저곳 하숙집이나 값싼 여인숙을 전전하며 돌아다녔던 그 시절 내 아내는 오직 성당에 나가 기도하는 것으로 그 스트레스를 다 풀었던 것 같다.

아내의 그 모습에 감동하여 제일 먼저 막내고모가 영세를 받고, 고모부, 고종사촌 내외, 그 아이들.. 다음엔 우리 누나가 "너 댁 마음쓰는 것 보고, 나도 성당에 입교했다"고 연락이 왔고 그 다음엔 우리 형수가, 이제는 조카들이며 매형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천주교 신자가 된 것이 우리 마누라 덕이라 한다.

"모르는 소리 말어. 하느님이 나를 도구로 쓰신거야. 내가 개판 치도록 두고 내 집사람을 돋보이게 하여 당신들을 끌어들인 것이잖아. 만약 그때 천벌을 내려 나를 쳤다면 어떻게 그 많은 신자가 힘 안들이고 성당에 들어왔겠어"하며 이젠 옛날얘기처럼 하지만 나는 아직도 남의 눈엔 비신자거나 덜신자로 비치는 모양이니 이거야말로 큰일이 아닌가!!!조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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