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성당 게시판

모든 성인 대축일 강론

인쇄

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1998-11-01 ㅣ No.40

                                  모든 성인 대축일(1998. 11. 1)

                                                                           제1독서 : 묵시 7, 2-4. 9-14

                                                                           제2독서 : 1요한 3, 1 - 3

                                                                           복   음 : 마태 5, 1 - 12a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오늘은 '모든 성인 대축일'입니다.  오늘 우리 교회는 신앙의 큰 발자취를 남기고 모범적으로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나신 성인들을 기념하고 그들의 성덕을 본받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성인이란 교회가 장엄하게 선포한 분으로 천국에 들어가신 분을 말하지만 넓게 생각하면 이 세상을 착하게 살다가 가신 모든 분, 그래서 지금은 천국에 들어가 행복을 누리며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모든 분을 가르킵니다.

  행복이라는 말은 참으로 서민적입니다.  누구나 자기 나름대로의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는 어른들이 좋아하는 고급 승용차나 많은 돈, 수만 평의 땅이 자신의 것이라고 하여 행복해 하지 않습니다.  어린아이에게는 엄마, 아빠가 자기를 돌봐주고 같이 놀아주고, 가지고 싶은 물건을 사주고 그리고 친구들과 놀 때 행복해합니다.

  동양에서는 행복에 대해 5복을 이야기합니다.  (주나라 무왕의 정치 고문인 기자라는 사람의 홍범구주(洪範九疇)라는 글 속에 제9범주에 5복이 나옵니다.)  5복은 장수, 부귀, 강녕(康寧:건강하고 마음이 편안함), 유호덕(유유자적하면서 덕스러운 생활을 즐기는 것), 고종명(편한 죽음을 도모함)입니다.

  그리스에서는 행복을 말할 때 부, 건강, 명예, 행운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리스 철학자들은 이 네 가지를 소유하는 것이 반드시 인생의 절대적인 행복은 아니라 생각하였습니다.  그들은 세속적인 좋은 것들을 아예 무시하거나 조절하는 지혜를 가진 자가 행복하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맨발로 거리를 다니며 옳은 것에 대하여 토론하였고, 디오게네스는 통속에 살며 대왕의 방문을 거부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행복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 슬퍼하는 사람, 온유한 사람,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자비를 베푸는 사람, 마음이 깨끗한 사람,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세상 사람들은 재물이 많고, 배가 부르면 걱정이 없어서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재물이 많고, 배가 부르고, 웃을 일만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지금 보다 더욱 경제적 상황이 좋았던 시절이었다고 해서 더 행복하였던가 생각해 보면, 재물과 행복이 함께 하지는 않는 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것이며, 하느님이 함께 계시면 우리는 인간적인 눈이 아니라 하느님의 눈으로 주변을 보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신 분이기에 우리도 자비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하느님께서 용서하시는 분이기에 우리도 이웃을 용서하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하신 행복의 말씀은 모든 사람을 새로운 가능성에로 초대하는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이 초대에 응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간 이들은 오늘 제1독서인 묵시록에 나오는 것처럼 하느님의 선택을 받아 어린양이 흘리신 피에 자기들의 두루마기를 빨아 희게 만들어 입었으며 손에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서 옥좌와 어린양 앞에 서서 '구원을 주시는 분은 옥좌에 앉아 계신 하느님과 어린양이 십니다' 라고 고백합니다.  이 분들은 갖가지 다른 처지와 환경에서 자기 나름대로의 큰 덕을 쌓아올려 하느님 대전에 이르신 분들입니다.  이 분들은 오늘 제2독서의 말씀처럼 그리스도의 참 모습을 뵙겠다고 희망으로 사셨기에 그리스도께서 순결한 것처럼 자기 자신을 순결하게 한 사람들입니다.

 

  모든 성인 대축일을 지내는 오늘 우리들은 성인들의 열정과 하느님의 사랑을 본받아 이 세상의 모든 유혹을 이겨 나가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유혹을 이겨 나갈 때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새롭게 주어지는 이 한 주간의 시간을 행복하게 지내기 위해 노력하며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첨부파일:

41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