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주님 승천 대축일

인쇄

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1999-05-16 ㅣ No.169

주님 승천 대축일 강론입니다.

 

주님 승천 대축일(가해, 1999. 5. 16)

                                      제1독서 : 사도  1,  1 - 11

                                      제2독서 : 에페  1, 17 - 23

                                      복   음 : 마태 28, 16 - 20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오늘은 예수 승천 대축일 입니다.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하늘로 올라간다는 말은 하나의 옛날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할 것입니다.  과학적인 것이 최고인 것처럼 생각하는 우리들은 과학이 발달했다고 하는 오늘날의 우리의 삶을 편리하고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과학은 더 발달할 것이고 더 편해지고 과학을 발달시키는 인간은 못하는 것이 없는 듯이 생각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편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편한 것을 찾아 편하게 살아가고자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오늘 이 세상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모든 것이 다 잘 갖추어져 있지만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는 키가 없는 배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구소련 최초의 우주 비행사 가가린이 지구 궤도 저 위에 올라갔을 때 "하늘에 올라와 보니 하느님이 안 보인다"고 지상 관제소에 유명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하느님을 모르는 무지한 말이었습니다.  어쩌면 편리 주의에 따라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에 맞는 하느님을 만들고 싶어하는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하느님은 하늘의 어느 공간에 갇혀 계신 분이 아닙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의 승천은 공간적 의미에서 하늘로 올라감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서에서 하늘은 아버지께서 머무시는 곳의 상징적 표현이며 아버지께로 가서 그분의 곁에 있는 것을 '올라간다'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승천은 부활의 완성이자 그 영광과 승리의 절정을 뜻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 이르는 길을 알려주시므로 우리가 향하는 목표에 이르게 하십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예수 승천은 이 역사적 구원사건이 인간의 역사를 뛰어넘는 초월적이며 인간 모두에게 이루어지는 보편적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자주 사도들에게 나타나심으로써 믿음을 굳게 하시고 희망을 주셨습니다.  이제 예수님은 더 이상 사도들에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아니 나타나실 필요도 없습니다.  그분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 계시기 때문입니다.  승천 축일은 이러한 의미에서 예수 부활에 대한 종결이며 구원에 대한 보증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믿음과 희망 안에서 예수님께서 하느님 오른편에 영광스럽게 승리자로 계신다고 고백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예수님께서 성령을 통하여 우리 안에 현존하신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은 승천하시는 예수님의 장면을 지켜보면서 그 어떤 허탈과 아쉬움을 느끼는 사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너희는 여기에 서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느냐?  너희 곁을 떠나 승천하신 저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시던 그 모양으로 다시 오실 것이다"라고 그들에게 희망의 말씀을 전해줍니다.

  새로운 만남을 기약하는 이 약속에 대한 신뢰, 이것은 우리 믿음의 의미를 새롭게 하는 것입니다.  비록 예수님께서 승천하셔서 현실적으로 계시지 않지만 그분과의 인격적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다면 주님은 영원히 우리 곁에 계심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우리는 어떤 처지에서든지 무슨 일을 하든지 주님과의 약속과 희망의 끈을 저버리지 않는다면 기쁘고 보람있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승천은 희망 바로 그것입니다.  예수 승천 축일은 희망과 보증의 축일입니다.  우리에게 확실한 미래를 보여주는 하느님의 청사진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룩하시고 도달하신 곳에 우리 모두가 다가갈 수 있다는 약속입니다.  하늘에 오르신 예수님께서는 다시 곧 꼭 오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부활의 완성을 향한 우리의 삶은 오늘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영적인 지혜와 통찰력을 내려 주셔서 하느님을 참으로 알게 하시고, 무엇을 바랄 것인지 물려받을 축복이 얼마나 놀랍고 큰 것인지를 알게 하여 주시며, 믿는 사람들 속에서 강한 힘으로 활동하시는 하느님의 능력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알게 하여 주시길" 간절히 기도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여 산 사람에게 주어지는 하느님의 상급과 보답은 바로 영광과 승리입니다.

  

  우리는 오늘날 여러 사건을 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일부 휴거나 종말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처럼 세상의 종말을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때와 시기는 온전히 하느님 아버지께서 결정하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제자들이 승천하시는 예수님께 주님의 나라가 지금 이루어지는 것이냐고 물었을 때 예수님께서 "그 때와 시기는 아버지께서 당신의 권능으로 결정하셨으니 너희가 알 바 아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복음의 말씀처럼 우리와 항상 함께 하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우리에게 명하신 것을  생활하면서 다른 이들에게 지키도록 가르쳐야 하겠습니다.

  

  새롭게 주어지는 이 한 주간의 시간 속에서 우리는 어떠한 미련이나 집착에서 벗어나 부활의 완성을 향해 살아가도록 믿음을 가지고 살아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와 항상 함께 하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우리는 세상 끝날 까지 우리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그 말씀에 충실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18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