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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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셉피나 [xone2] 쪽지 캡슐

2001-01-21 ㅣ No.2075

                         

     참 저 북한에 다녀왔지요? (제가 저  한테 묻습니다.

 금강산에 말입니다.  

 개골, 풍악, 봉래, 금강의 이름으로 불리우는  금강산에 다녀왔습니다.

 

 오늘 어느 분께서 "그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만나 보셨우? " 하는 물음에

 "아∼  나  정말

북한에 다녀왔지 하는 생각에 느꼈던 점을 조금 써보려고 합니다.

 

 우선 동해에서 공해상으로 나가 열두시간이 걸려 배의 속도가시속 20키로 정도 였다고 합니다.

 

 북측의 군사항이라는 장전항에 정박해 철저히 교육을 받은되로 절대 사진을 찍으면 안된다는 이유로 눈에 풍경을 담았답니다.

 

 12시간의 유람선 봉래호를 타고 보니 언젠가 보았던 외화 "사랑의 유람선" 의 한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호화 유람선 안에서 어릴 적 한 동네에 살았던 선남선녀 가  극적인 상봉을 했습니다.

 여자가 나이가 한 두 살 어렸는지  만난 남자에게 반가움 을 표시하며 이런 대화를 합니다.

 

 " 오빠! 내가 얼마나 보고 싶어했고 어렸을 때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아요? 오빠도 저 좋아했쟌아요.

 

 이렇게 만나니 정말 꿈만 같아요...

 

 지금이라도 한번만 안아 주세요...

 

 여자의 응석과 조름에 남자는 무척 난처해했습니다.

 

 안된다고 하는 말과 함께 거부를 하니 여자는 무척 서운해 하며 날 예전에 좋아한게 거짓이였냐고 묻습니다...

 

 그때 마침 방으로 노크 소리가 들리고 다급한 선원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 혹 이방에 성직자 신부님이나 목사님이 안 계신가요?

 누가 막 임종을 하려고 하는데 종부성사를 주었으면 합니다! ..

 

신부님이 안 계신가요? 그때 여자와 함께 있던 남자가 "제가 신부입니다’ 하고 나서는 장면이 뇌리에 떠올라서 혼자 소리 없이 웃었습니다.

 

 그런 영화속의 유람선의 기억으로 지상에서는  9층 정도라는 라운지며 수영장이며 영화관, 가라오께 노래방, 오락장을 돌며 또 다른 기억이 떠오를까 하고 한바퀴 돌아 보았습니 다.

 

  첫날은 온정리를 잠시 머물러 신계사 절터를 구경하고 구룡폭포(개성의 박연폭포, 설악의 대성폭포와 함께 3대 명폭)를 향해 걸어 갔습니다.

 

 가는 도중에 만난 군인들을 보니 무척  애 띠어 보였고 다시금 북한은 우리와 달리 군 복무가 의무가 아니라 지원제라는 걸 전에 들어 알았기에 나이 어린것에 대해 그리 크게 놀랠 일은 아니 였답니다.

 

 군대를 가고 안가고는 자기 자유인데 우선 군대를 안 갔다오면 직장은 물론 사회생활을 할 수가 없어 지식층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들 말려도 본인이 굳이 가길 원한다고 하더라구요.

 

 또 우리와 달리 학제가 틀려 나이 16살 17살 정도에 군인에 간다니 추운겨울 근무를 하는 어린 그들의 모습에 연민의 정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눈이 너무 많이 온 관계로 구룡폭포까지 가는 길에 정말 눈이 허벅지 까지 찰 정도인데 미리 치워 놓아 빠지긴 해 도 그리 무리할 정도는 아니였답니다.

 

 "산은 산이 였습니다."

 

 앞사람의 발과 뒷통수를 쳐다보며 걷다가 가아끔 공해가 전혀 없어보이는  하늘도 보고 또 벽에 새겨진 붉은 구호 들을 읽어보며 걸음을 옮겼습니다.

 

 바위에 새긴 구호가 어떤 것은 1미터의 깊이로 판것도 있는데 함부로 손가락질을 해서는 안된다는 교육으로 어떤이는 주먹으로 어떤이는 머리로 표식을 가르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답니다.

 

 어디서나 화장실 사용료를 받는 것은 알지만 북한도 무료 화장실 한군데를 정해놓고 다른 곳은 유료화 되었다고 합니다.

 

 소변 1 달러, 대변, 그리고 여자는 소변을 보아도  4달러, 그 이유는 농담 삼아 입석과 좌석의 차이라고도 했고 4달러 만큼 먹으면 어느 정도가 될까하는 쓸 때 없는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처음 교육받을 때 침 뱉으면 몇 불,  위반 사항에 몇 불 . 돈으로 만 따지는 것도 좀 불쾌한 데 화장실 사용료도 성차별이라  불쾌함이 한참 가다 지나는 사람들 또 집들을 보니

" 아 ∼ 그래 ....

 동남아 등지로 보신 관광 가서 몸에 좋다면 뱀, 곰 잡아 먹고, 엉뚱한 곳에 돈을 버리는 것보다 이 곳 내 형제들이 사는 곳에 이유가 된다면 자존심 상하지 않게 정말 억지로  짜서라도? 볼일을 보고 돈을 줄 수 만 있다면 주고 오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온정리로 가는 길, 다음날 삼일포로 가는 길에 무리지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니 앞만 보고 표정 없이 색이 없는 무채색의 옷을 입고 걸어가는 그들을 보며

 

 김지하님의 시가 생각났습니다.

 

 "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얼어붙은 저 하늘 얼어붙은 저 벌판

 태양도 빛을 잃어  아 캄캄한 저 가난의 거리

 어디에서 왔나 얼굴 여윈 사람들

 무얼 찾아 헤매이나 저 눈 저 메마른 손길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우리와 함께 하소서....

 

 아 거리여 외로운 거리여

 거절당한 손길들의 아 캄캄한 저 곤욕의 거리

 어디에 있을까 천국은 어디에

 죽음 저편 푸른 숲에 아 거기에 있을까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목소리 굵은 김민기씨가 내 귀에 대고 가락을 붙여 불러 주는 듯 했습니다.

 

 표정 없는 얼굴 들 사이로 다행이 그래도 강가에서 아이들이 설매를 타고 있어서

동심은 어디서나 하는 생각이 들어 차창 밖으로 웃음을 던졌습니다.

 

 너른 벌판을 보고  아는 만큼 보이고 제 처지로 본다는데  북한 길을 뚫어준  정주영씨의 마음을 헤아려보게 되었습니다.

 

 저 너른 평야가 다 개발지로 보였을 것이라는.....

온정리에서 온천을 하며 금강산에  35만이 다녀갔다는데 그 중에 나도 한 명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모두 한번 다녀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출입국 심사와 세관 심사할 때 북측 사람들에게 건성인사가 아닌 진심의 인사가 나왔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중국의 어느 인사는 고려국에 태어나 금강산을 한번 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고 일본 속담에는 금강산을 보기 전에는 천하를 논하지 말라는 속담이 있답니다.

 

 스웨덴의 크스타프 국왕은 " 하느님이 천지 창조를 하신 여섯 날 중 가장 마지막 하루는 금강산을 만드는데 보내셨을 것이다" 라고 했다는군요

 

 

 

 참 구정 잘 보내세요!

 

 글로 세배 대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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