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김영실 레지나 자매님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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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용 [michael] 쪽지 캡슐

2001-05-11 ㅣ No.1664

 

다음은 홈페이지 관리자에게 온 메일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기형 디모데오입니다.

 

저희 처의 대모님이신 김영실 레지나님께서

일원동을 떠나 경기도로 이사를 가셨는데

일원동의 모든 분들을 잊지 못하셔서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자 저에게 부탁하셨거든요.

 

아래는 저희 대모님께서 일원동 성당분들에게

드리는 글이니 게시판에 실어주시고요,

 

저희 대모님께 가끔 안부도 해주셔요.

참고로 대모님은 레지오 단원이셨답니다.

 

대모님의 전자메일 주소(lococo01@yahoo.co.kr)를 드리니,

대모님의 글이 어디 실렸는지 메일로 알려드리시면

대모님께서 참 기뻐하실겁니다.

부탁드립니다.

 

지난 부활절에 쓰신 글인데 제 불찰로 이제서야

글을 드리네요.

 

안녕히 계세요.

 


 

찬미 예수님!

 

일원성당 신자 여러분, 부활을 축하합니다.

 

저는 3월31일 정들었던 일원동 본당과 신자 여러분들을 떠나

경기도 어느 시골마을로 이사온 사람입니다.

 

내 집안의 뜨락은 아니지만 나의 이웃 모두들의 뜨락엔

수줍은듯 4월의 꽃 목련이 살며시 꽃봉오리를 터트리고

예수님 부활을 찬미하네요.

 

창문 열고 목련의 아름다운 자태를 바라보던 내 가슴엔

아릿한 슬픔이 찾아듭니다.

 

엊그제 갖 시집온 새댁이 우물가에서 넘어가는 석양을

바라보며 친정집 식구들을 그리워 하는 그런 마음같은

(옛날 얘기).....

 

일원동에 낮익은 얼굴들 친하게 지냈던 우리 아파트 이웃들

레지오 식구들 모두가 그리움으로 다가 옵니다.

 

싱싱하고 젊은 나무는 아무 곳에 이식을 해도 잘 살고

잘도 자라지만 늙고 병든 고목은 아무리 좋은 땅에 이식을

한다해도 뿌리 내리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또 잘 살아 줄는지요....

 

제가 옮겨온 성당은 아주 작고 아담하고 조용한 곳입니다.

개발지역이기 때문에 젊은 신자들이 많아서(14일 전야 미사를

밖에서 보았답니다) 활기가 넘치고 참 좋기는 하지만

제가 뿌리내리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습니다.

 

15일 예수 부활 대축일 낮 미사는 일원동 성당에 가서

참례를 하였습니다.

 

와, 일원동 성당이 이렇게 크고 넓을 줄이야.

로마 베드로 성당보다 더 크고 넓은 것 같네요.

 

신부님을 뵈오니 친정 아버지 뵈온 것 같고

낯익은 얼굴들이 어쩌면 그리고 정겨운지요.

 

만나면 헤어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웬지 너무 마음이 서글프네요.

 

친정을 빨리 잊고 시집에 적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기도 많이 해주세요.

 

일원동 성당 신부님 수녀님 영육간에 평안 하십시요.

그리워하는 신자 모든 분들께도 늘 하느님의 축복 안에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내내 모두 안녕히 계세요.

 

2001년 부활 대축일에....

 

경기도 어느 작은 마을에서

 

김영실, 레지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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