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양의 문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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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동청년회장 [9DOON] 쪽지 캡슐

2000-04-03 ㅣ No.2200

안녕하세요, 고덕동 청년연합회 여러분.

둔촌동 본당 청년연합회장 송주현(베드로)입니다.

보내주신 디아코노스의 창간호 ’양의 문’ 잘 받아보았습니다. 발행하시는데 많은 어려움도 있었을텐데 이렇게 잊지않고 보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알찬 신앙적 내용과 각종 소식지로서의 역할이 부럽게만 느껴지기도 합니다.

특히 박미카엘 연합회장님의 ’시작을 위하여’라는 글이 오히려 저에게는 많은 격려와 가르침이 된듯한 느낌을 받아 몇번이나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두마디? NO. 한마디!’란의 최베드로 형제님의 말씀처럼 작심삼일이 되지 않는, 이제 시작이니 끝까지 최선을 다해 언제나 좋으신 ’말씀’과 좋으신 청년연합회의 ’대변인’으로서 곁에 함께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작은 도움이 될까하는 생각에 평소에 제가 써봤던 시를 함께 올립니다.

 

 

                          默 珠 祈 禱(묵주기도)

 

자욱한 새벽안개

성당외벽 창가를 가르며 흐르는 이슬방울,

차라리 大海(대해)가 될 수 없음을 알기에

벽돌위로 스며드는 그 모습마저 자못 肅嚴(숙엄)하나니,

힘차게 大地(대지)의 深氣(심기)를 마시며

오늘도 슬픈영혼 손안의 작은 위로가 된 채

말없는 하루를 달리기 위해

밤새워 주인님의 命(명)을 기다렸던가

 

희미하게 다가오는 이른 아침,

기지개를 펴듯 ’나’를 비추는 한줄기 빛 曙光(서광)은

지난 밤 구부러진 ’나’의 몸부림에 희망을 얻은

이름 모를 이들의 고마운 미소인가.  

 

때로는 슬픈 사연에 원망도 했었다.

때로는 힘겨운 목노음에 차라리 괴로와도 했었다. 그러나,

불어오는 바람에도 저항없이 여닫히는 저 창 밖의 세상은

내가 그어야 할 기나긴 地平線(지평선)의 시작임을 알기에

이내 아직도 작은 알갱이들은 가냘픈 줄기로 눈물을 흘리는가,

지금 나처럼···

 

’나’를 부르는 건 언제나

끝없는 삶의 기다림에,

그 울부짖음에 지쳐버린 이들만의 애틋함.

철없이 떼를 쓰던 아이처럼

움켜쥔 내 손마저 싸늘하게 했던 차디찬 그 해 겨울 바람에

내 머리조차,

내 심장조차 얼어붙은 古人(고인)이 되어

한 알 묵주의 떨림으로도 산산이 부서저 버리는가.

 

나를 잃어버린 나는

어느새

’나’를 움켜쥔 이의 스스로 다짐하는 용기가 되어,

’나’를 기억하는 이들의 그 눈물과 그 미소로

이밤도 당신 곁에 흩어져 있다.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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