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시모니] 나는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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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khscjswo] 쪽지 캡슐

2000-04-08 ㅣ No.2258

이제 우리 집에서도 통신이 되네요..

 

그 동안 초고속 인터넷만을 고집하던 제가 기다리다 못해 모뎀을 샀습니다..

 

오래간만에 이렇게 모습을 비추이고 있습니다...

 

도대체 저는 무슨 모습으로 태어나 이렇게 살고 있는지요..

 

예전에 너무나도 소중했던 사람들이 제 곁에서 아주 조금의 거리를 두면..

 

저는 그것 하나로 그 사람들에게 무관심해지곤 합니다..

 

그토록 소중했던 사람이 연락조차도 안되고..

 

어쩌다 지나가다 마주치기라도 하면 꼭 연락 하자고 다짐을 하곤 하지만..

 

언제나 그건 제 속에서가 아닌 인사치레이였는지도 모르지요..

 

왜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오늘은 교사회합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현수야.. 술 한 잔 하자..’

 

전 쾌히 승낙을 했습니다...

 

언젠가부터 겉돌고 있는 저를 보아왔고..

 

그들 안에서 마음으로 진정 하나 됨을 느낄 수 없는 까닭이었을까요..

 

저도 모르게 그렇게 대답을 하고 있었습니다...

 

핑계는 거창했습니다...

 

어머니는 저의 얼굴을 보시는 순간 말씀하셨습니다...

 

교사회합은 어떻게 된거냐고..

 

가뜩이나 기분이 안 좋아 다른 구실을 찾고 있던 저에게는 어머니가 유일한 구원(?)이었습니다..

 

교감선생님께는 어머니랑 할 얘기가 있다고 핑계를 대었습니다..

 

어머니는 교사회에서 겉돌고 있는 저를 나무라셨습니다...

 

저도 인정합니다...

 

1주일에 교리만을 위해서 교사회를 다니고 있는 것 같다는 제 모습을..

 

저의 어머니랑 맥주 한잔 소주 한 잔을 마시면서 많은 얘기를 했습니다...

 

교사회합에서 그래도 큰 형으로 무언가 힘이 되어주질 못할 망정..

 

이런 식으로 자리를 비우고 가서는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제 자신을 기대려 하는 저를

 

어머니는 제대로 찍어주셨습니다...

 

그들이 제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저는 잘 알지 못하겠습니다..

 

교감선생님은 제게 항상 제가 그렇게 그 자리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말씀을

 

하지만.. 저는 스스로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이러다가 스스로 포기해버리지는 않을지 걱정이 됩니다..

 

아직까지 저를 그곳에 머무르게 하는 까닭은..

 

뜻 모르는 행복감과... 사랑.. 그것들 뿐입니다..

 

기도.. 평일미사..

 

힘들때 주님을 찾고 의지하는 것..

 

언젠가부터 다른 나라 사람들의 얘기처럼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살아갈 것인지..

 

별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다하고 사는것 같습니다...

 

항상 베풀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이제는..

 

술자리에서 돈을 내주는 정도로 그치고 있습니다..

 

이제 찌들어 가는 걸까요..

 

이렇게 우울한 날에는 그냥 아무 생각도 없이 바람부는 거리를 걷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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