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동성당 게시판

사람사는 일이 다 그렇고 그럽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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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선 [kangboni] 쪽지 캡슐

2002-12-30 ㅣ No.1386

 

 

그럽디다. 사람사는 일이 다 그렇고 그럽디다.

 

능력있다고 해서 하루 열 끼 먹는 거 아니고,

 

많이 배웠다고 해서 남들 쓰는 말과 틀린 말 쓰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발버둥치며 살아봤자 사람 사는 일 다 거기서 거깁디다.

 

백원 버는 사람이 천원 버는 사람 모르고,

 

백원이 최고인 줄 알고 살면 그 사람이 잘 사는 것입디다.

 

어차피 내 맘대로 안 되는 세상, 그 세상 원망하고 세상과 싸워봤자

 

자기만 상처받는 것....

 

이렇게 사나 저렇게 사나 자기 속 편하고 남 안울리고 살면

 

그 사람이 잘사는 사람입디다.

 

욕심, 그거 조금만 버리고 살면 그 순간부터 행복일텐데,

 

뭐 그렇게 부러운 게 많고, 왜 그렇게 알고 싶은 게 많은지,

 

전생에 뭘 그리 잘 처먹고 살았다고 그렇게 바둥대는지

 

내 팔자가 참 안됐습디다.

 

그렇게 예쁘게 웃던 입가에는 어느덧 싸구려 미소가 자리잡고,

 

적당히 손해보며 살던 내 손에는

 

예전보다 만원짜리 몇장이 더 들어 있습디다.

 

그 만원짜리 몇장에 그렇게도 예쁘던 내 미소를

 

누가 팔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내가 도매로 넘겨 버렸습디다.

 

그럽디다.  세상사는 일 다 그렇고 그럽디다.

 

넓은 침대에서 잔다는 것이 좋은 꿈을 꾸는 것도 아니고

 

좋은 음식 먹고 산다고 머리가 좋아지는 것도 아닙디다.

 

내 인생인데 남 신경 쓰다 보니 내 인생이 없어집디다.

 

언젠가부터 술이 오르면 사람이 싫어집디다.

 

술이 많이 올라야 진심이 찾아오고 왜 이 따위로 사느냐고

 

나를 몹시 괴롭힙디다.

 

어떻게 살면 잘사는 건지 잘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걸 어디서 배웠는지 안 알려줍디다.

 

남의 눈에 눈물 흘리게 하면 내 눈에는 피눈물 난다는 말

 

그 말 정답입디다.

 

고개 들어 하늘을 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고,

 

정말로 기쁘고 유쾌해서 웃어본 때가 있기나 했는지 궁금해집디다.

 

알수록 복잡해지는 게 세상이었는데 자기 무덤 자기가 판다고,

 

어련히 알아지는 세상 미리 알려고 바둥거렸지 뭡니까.

 

내가 만든 세상에 내가 질려 버립디다.

 

남의 살 깎아먹고 사는 줄 알았는데, 내가 남보다 나은 줄 알았는데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 같아 둘러보니,

 

이제껏 내가 내 살 깎아먹고 살아왔습디다.

 

모두가 남들 따라 바둥거리며 제 살 깎아먹고 살고 있습디다.

 

태어나 살아가는 게 죄란 걸 뼈에 사무치게 알려줍디다.

 

잘사는 사람 가만히 들여다보니

 

잘난 데 없이도, 많이 안 배웠어도 잘만 삽디다.

 

그게 잘사는 것입디다.

 

(이상. 펀글이었습니다)

 

 

 

 

 

 

이틀만 지나면 새해가 우리 곁으로 찾아옵니다.

 

너무 욕심부려 탈 나지 않도록,

 

새해 계획 잘 세우시기 바랍니다.

 

마장동 형제 자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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