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애도]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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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준 [chopaul] 쪽지 캡슐

1999-09-19 ㅣ No.1551

어휴.. 너무 경황이 없습니다.

오늘은 10지구 청소년 축제의 날.. 비도 많이오고..

사진담당을 맡았는데, 1년에 한번정도 가는 카메라 밧데리가 다닳은 겁니다.

어제 저녁에 알았는데, 이미 늦었었죠..

아침 7시까지 학교가서 실험중간체크하고, 10시까지 다시 배명고등학교 왔는데

일요일아침 그시간에 연 사진관이 어딨겠어요. 11시쯤까지 헤매다 일단

강당으로 들어갔지요.. 그리고 12시쯤 다시 4번째 찬조인 우리성당 성가대 공연전에

다시나왔는데.. 송파구민회관(배명고등학교에서 제법 멀답니다..걷기엔..비속에.. ^.^)

근처에서 겨우 밧데리(10000원이더이다...)사서 겨우 공연전에 시간맞췄습니다.

 

제가 쓰려던 본론은 이게 아니고..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아래에 글도썼고, 어제 우리학교 원자핵공학과 대학원

실험실에서 폭발사고가 났었습니다.

근데, 3명의 3도화상자와 1명의 2도화상자가 발생했었고, 3도화상자 한명중엔, 제가

잘 알고 지내던 동아리(천문동아리입니다.) 선배도 있었습니다.

어제 저녁 의식을 찾았다는 소식에 안심했었죠.. 3도화상이 어느정도인지도 전 몰랐구요.

오늘은 엄마 생신이었습니다. 그래서 10지구 청소년 축제 다녀와서, 교사회합하고,

홈페이지에 올릴 사진 급하게 찍고, 전 나왔죠..

누나도 해외출장에서 돌아와서 간만에 식구들끼리 엄마 생신파티 겸해서 즐겁게 저녁

먹고 있는데, 동아리 동기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왜 하루종일 연락이 안됬냐고..

 

형 오늘 아침에 돌아가셨다고....

너무 놀랬습니다. 주변사람중에 꽤 오래동안 상이 없었는데...

다들 오늘 하루종일 병원에 있었답니다. 제가 배명고 강당에서 정신없게 있어서 전화를

계속 못받았던거죠..

내일도 하루종일 빈소에 사람이 필요하데서, 내일 가기로 했습니다.

혜화동에 잇는 서울대병원 영안실이고요..

발상은 화요일아침, 학교에 들러서 노제를 지낸답니다.

오후 4-5시쯤에 3도화상자 또 한분이 돌아가셨답니다.

 

그냥.. 다른사람들 듣기엔 그냥 실험중에 참사 정도로만 들리시겠지만...

너무 가까이서, 게다가 친하게 알고지내던 한 형의 비극에.. 경황없게 지낸 오늘의

피로에 너무 멍한 기분이 덮쳐옵니다....

비도 하루종일 많이왓고..

3도화상이 그정도인줄은 몰랐고... 피부조직이 괴사를 해서 피부가 호흡을 할 수 없답니다.

화상당한 피부비율이 일정퍼센트를 넘으면 생명이 위험하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교사복귀하고, 간만에 얘들이랑 즐겁게 제 1회 10지구 청소년 축제도 다녀왔는데..

왜 오늘 이런일이 생기다니..

잘 모르는 분이지만,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세요...

89학번 형이고, 93년에 석사입학, 95년에 박사입학해서, 내년 2월에 학위받고 졸업예정이던

형이었습니다. 그간 갖은 고생해서 공부 다하고, 이제 박사학위받고 막 피어나려던 꽃이

진 기분입니다....

그냥..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이고.

제 실험실 담당 교수님이 공대 학장님이세요..

우리 교수님에게도 많은 고생과 시련이 따를 것 같애서.. 이래저래 마음이 무겁습니다.

즐거운 추석연휴를 앞두고...

 

암튼.. 오늘 수고하신 분들 푹 쉬시고요.. 추석포함해서 한주일 잘 지내세요..

생각날때 고인위해 화살기도라도 해주시고요...

아쉽고 답답합니다...

9월 19일 답답한날 저녁에 형준..바오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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