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동성당 게시판

[펌]거미와 물방울의 사랑이야기

인쇄

부선정 [tina.sj] 쪽지 캡슐

2000-06-15 ㅣ No.2017

:+:+:+: 거미와 물방울의 슬픈 사랑이야기:+:+:+:  8  

슬픈 거미와 물방울의 사랑~~!!

 

옛날에 거미가 살았습니다. 그런데 거미에게는 친구가 없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징그럽게 생긴 거미는 그래서 언제나 외로웠습니다.

 

어느날, 아침..

 

거미에게 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그 손님의 눈에는 거미가 너무도 이쁘게만 보였고,

 

그 손님은 그만 거미에게 첫눈에 반하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손님은 거미집 한 가운데 조심스레 앉았습니다.

 

그 손님은 다름 아닌

 

맑고 투명하면서도 여러가지 색깔을 반사하는,

 

신비의 실로 짜여진 옷을 입은 물방울이었습니다.

 

물방울을 발견한 거미는 너무나도 반가워서 살금살금 다가와 말을 붙였습니다.

 

"넌 이름이 뭐니?"

 

"난 물방울이란다"

 

물방울이 맑고 영롱한 음성으로 말했습니다.

 

거미가 다시 물었습니다.

 

"넌 어디서 왔니?"

 

"난 네가 볼 순 없지만 볼 수 있고, 느낄 순 있지만 느낄 수 없는 곳에서 왔단다"

 

거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습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쉽게 설명해 줄 수 없니?"

 

"언젠가 너두 알게 될거야. 나도 뭐라고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어. 말로 자칫 잘못표현하면 거짓말이 되거든"

 

거미는 도무지 물방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답니다.

 

하지만 너무도 외로웠던 거미는 물방울의 방문이 너무도 반가웠습니다.

 

"물방울아. 저기... 부탁이 있어"

 

"말해봐, 거미야! 뭔데?"

 

"나의 친구가... 되어 줄 수는 없겠니?"

 

물방울도 기댜렸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친구? 그래! 너의 친구가 되어 줄게... 대신 한가지 약속을 해야돼"

 

"뭔데? 네가 내 친구가 되어 준다면 무슨 약속이든 들어줄 수 있어"

 

거미는 신이나서 말했습니다.

 

"뭐냐하면... 절대로 날 안거나 만져서는 안돼...절대로... 알았니?"

 

"좋아 네가 나의 친구가 되어준다니 난 너무 행복해"

 

거미는 두 손을 번쩍 치켜들고 아주 좋아했습니다.

 

거미와 물방울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이제 거미는 물방울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을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사랑스런 물방울이 안아보고 싶었습니다.

 

물방울과 한 약속이 있어 참고 참았지만, 날이 갈수록 안고 싶은 욕망은 커져만 갔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거미가 용기를 내서 물어 보았습니다.

 

"있잖아... 너 한번만 안아보면 안되겠니?"

 

물방울이 당황해서 손을 저으며 말했습니다.

 

"그건 안돼! 절대로... 내가 너의 부탁을 들어 주었듯이 너도 약속을 지켜줘..."

 

거미는 물방울이 단호하게 말하자 그냔 물러섰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거미는 물방울을 안아보고 싶었습니다.

 

거미는 물방울에게 애원했습니다.

 

"나, 딱 한 번만 널 안아볼께, 응?"

 

물방울은 거미의 애처로운 얼굴을 말없이 바라봤습니다.

 

한참 뒤에 물방울이 말했습니다.

 

"거미야? 넌 날 사랑하니?"

 

"그걸 말이라고 하니?"

 

거미가 어이없다는 듯이 반문했습니다.

 

그러자 물방울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나와 한 약속을 지켜줘."

 

거미는 할말이 없어 고개를 떨군 채 돌아섰습니다.

 

물방울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물방울이 야속하기만 했습니다.

 

거미가 실의에 빠져있자 하루는 물방울이 불렀습니다.

 

"거미야, 넌 날 사랑하지?"

 

"그럼, 사랑하고 말고..."

 

"만약에 말야... 내가 너의 곁을 떠난다해도 날 잊지 않을꺼지?"

 

"갑자기 그런말을 왜해? 만약 네가 떠나간다면 난 웃는법을 잃어버릴지도 몰라.

 

난 아마 너를 그리워하며 평생을 지낼꺼야"

 

"거미야. 난 널 떠나가도 늘 너의 곁에 있을꺼야. 난 정말로 너를 사랑한단다. 그러니 너도 날 잊지 말아줘"

 

"물론이지. 내가 어떻게 널 잊겠니?"

 

"좋아. 그럼 날 만져도 좋아"

 

물방울은 두 눈을 살며시 감고 몸을 앞으로 내밀었습니다.

 

거미는 너무도 기뻤습니다.

 

얼굴에 함박웃음을 머금고 물방울을 힘껏 안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 입니까..

 

한 순간에

 

그녀를 느낄수도 없는 빠른시간에

 

물방울은 눈 앞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거미는 물방울을 만진건 고사하고 볼수도 없었습니다...

 

거미는 후회했지만, 후회에도 때는 너무 늦어 버렸습니다.

 

사랑은 소유가 아닙니다.

 

아끼는 마음..베푸는 마음..그리고 이해하는 마음

 

그것이 사랑입니다.

 

욕심이 마음 속에 자리잡는 순간부터 사랑은 변해간답니다.

 

 

 



34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