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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묵상, 나눔]4/4 베짜타 못가의 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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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hjlee] 쪽지 캡슐

2000-04-03 ㅣ No.320

사순 제4주간 화요일

 

요한 복음 5, 1 - 3a. 5 - 16

 

 유다인의 명절이 되어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 가셨다.

 예루살렘 양의 문 곁에는 히브리 말로 베짜타라는 못이 있었고 그 둘레에는 행각 다섯이 서 있었다. 이 행각에는 소경과 절름발이와 중풍병자 등 수많은 병자들이 누워 있었는데 그들 중에는 삼십팔 년이나 앓고 있는 병자도 있었다. 예수께서 그 사람이 거기 누워 있는 것을 보시고 또 아주 오래된 병자라는 것을 아시고는 그에게 "낫기를 원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병자는 "선생님, 그렇지만 저에겐 물이 움직여도 물에 넣어 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 혼자 가는 동안에 딴 사람이 먼저 못에 들어 갑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 "일어나 요를 걷어 들고 걸어 가거라" 하시자 그 사람은 어느새 병이 나아서 요를 걷어 들고 걸어 갔다.

 그 날은 마침 안식일이었다. 그래서 유다인들은 병이 나은 그 사람에게 "오늘은 안식일 이니까 요를 들고 가서는 안 된다" 하고 나무랐다. "나를 고쳐 주신 분이 나더러 요를 걷어들고 걸어 가라고 하셨습니다." 그가 이렇게 대꾸하자 그들은 "나더러 요를 걷어들고 걸어 가라고 한 사람이 도대체 누구냐?" 하고 물었다.

 그러나 병이 나은 그 사람은 자기를 고쳐준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없었다. 예수께서는 이미 자리를 뜨셨고 그 곳에는 많은 사람이 붐볐기 때문이다. 얼마 뒤에 예수께서 성전에서 그 사람을 만나 "자, 지금은 네 병이 말끔히 나았다. 다시는 죄를 짓지 말아라. 그렇지 않으면 더욱 흉한 일이 너에게 생길지도 모른다" 하고 일러 주셨다. 그 사람은 유다인들에게 가서 자기 병을 고쳐 주신 분이 예수라고 말하였다. 이 때부터 유다인들은 예수께서 안식일에 이런 일을 하신다 하여 예수를 박해하기 시작하였다.

 

◈ 사람이 겪는 고통이나 불행에 반드시 어떤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인생은 인과응보설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특히 어떤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지금 내가 고통이나 불행을 당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세상에는 잘못을 하고도 아무 탈 없이 잘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정직하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은 사람인데도 온갖 불행에 빠져 있는 이들도 있다. "아비가 설익은 포도를 먹으면 아이들의 이가 시큼해진다."는 말에 대하여 하느님께서는 예언자 에제키엘을 시켜 아비의 죄가 자손에게 전가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신다(에제 18,1-4 참조). 또 희생제물을 드리던 갈릴래아 사람들이 빌라도에 의해 학살당한 것이나 예루살렘 사람들이 실로암 탑에 깔려 죽은 것은 그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죄가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고 예수님은 가르치신다(루가 13,1-5 참조).

  인간관계는 일반적인 자연법칙이지 인간의 만사에 다 적용될 수 있는 절대적인 법칙은 될 수 없다. 베짜타의 중풍병자는 죄로 인해 병을 얻었지만 모든 사람이 다 죄 때문에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일어나 요를 걷어들고 걸어가라."는 말씀은 희망도 생명도 없는 편견을 평생토록 깔고 안주해 온 이들에게 고정관념에서 일어나 생명과 희망을 향해 걸어가라는 것이다.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는 것 한가지만 적어보고, 실천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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