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이 더위가 좀 가시면
우리 가까운 바다에 가자.
이번 치료 끝나면
자장면 곱배기 시켜 먹어볼까?
토요일 새벽
아들은 47년의 짧은 소풍마치고
12월의 새벽 하늘에
곱디 고운 향기를 남기고 떠났습니다.
아들녀석 대학 가는 거 보고 죽으면 좋겠다던
그 소박한 소망 이루지 못하고
내 사랑하는 대자는 혼자서 그 먼길 떠났습니다.
간절한 눈빛
애써 힘 준 손
하고픈 못다한 말
아릿다운 아내
그리고 소중한 딸, 아들
벗이며 직장 동료들
이렇듯 많은 것들을 여기 남기고
내 사랑하는 대자는
고운 새벽 하늘 빛 따라 홀로 떠났습니다.
같이 묻히겠다는
아내의 몸부림
딸아이의 절규
아들의 울음소리 들었을까?
바다 보러가자던
자장면 먹자는
약속 미쳐 지키지 못했는데
내 사랑하는 아들은
지금
안성의 하늘아래 홀로 누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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