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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한 가운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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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준 [bopark] 쪽지 캡슐

2001-01-17 ㅣ No.2109

때로는 비포장 도로를 걸어보고 싶습니다.

아스팔트 길의 삭막함 때문입니다.

 

때로는 숲이 우거진 산골이 그립습니다.

고층 건물의 무시무시함 때문입니다.

 

때로는 가마솥의 숭늉이 그립습니다.

어머니의 따뜻한 정이 그립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지치도록 소리지르고 발을 굴려 보고 싶습니다.

아파트 생활의 조심스러움 때문입니다.

 

때로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조용한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사람,사람,사람에 질려 버렸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싶습니다.

가진 것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소박한 정이 그립습니다.

박제된 군상들의 모습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한 마리 새가 되어 보고 싶습니다.

훨훨 날아다니며 답답한 마음을 풀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훨훨 타오르는 용광로가 되어 보고 싶습니다.

온갖 추한 것들을 녹여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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