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나의 사랑 중계동 성당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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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락희 [rakhi] 쪽지 캡슐

2005-04-30 ㅣ No.5340

 

나의 사랑 중계동 성당 : 프롤로그 : 갑작스런 이사와 또 뜬금없는 이사


1993년 1월. *단지로 이사를 왔다.

첫째가 여섯 살, 둘째가 다섯 살.

오리털파카를 사 준다고 해서 함께 나갔다가

너무 비싼 걸 샀나싶어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남편은 갑작스레 한 부동산소개소를 쑥 들어간다.

“앞에 적혀 있는 집이 어디지요?”

하더니만 덜컥 계약을 했다.

아무 대책도 없이 말이다...

이렇게 중계동 성당 식구가 되었다.


올, 2월이 끝나가는 수요일,

불쑥 가족 모두 앉으라고 하더니만,

“5월 20일에 마포로 이사 간다.”

이사를 생각하는 것 같기는 했지만,

이렇게 빨리 듣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상계동살이 14년 중에,

12년을 보낸 이곳에서의 나의 발자취가

그리 가볍지 않은데,

‘꼭 이사를 해야 하는 걸까요?’ 하고

하느님께 여쭈었다.

‘게다가 저는 낯가림이 심해서, 이사 가면 또 적응하는데 오래 걸릴텐데요...’

‘그리고, 복사인 셋째도 물이 막 올랐고...’

“또. ......‘

‘더구나, ......’

끝도 없이 하느님 빽(?)을 의지해보려고 궁시렁 거리는데,

정작 하느님은,

‘......’ 


할 수없이 이사 계획을 두고

54일기도를 시작했다.


‘당신이 제게 주시는 건,

가장 좋은 것이라는 걸, 잘 압니다.

세상의 눈으로 무모하고 뜬금없어 보이는 이 일조차도 말입니다.

남편이 비록 성급하게 일을 시작했더라도,

너무 애태우지 마시고,

순조롭게 해주세요. 꼭이요...’


지금은 청원기도도 감사기도도 모두 마친 상태다.

편안한 마음인데, 아직 집이 나가질 않았다.

남편은 거의 사색이 되어있는데,

나는 가장 좋은 날을 점지해주실 하느님을 알기 때문에 태평이다.

-주님이 주시는 평화 - ‘맞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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