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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익 [laugo] 쪽지 캡슐

1999-06-02 ㅣ No.173

점심식사 전에 글을 씁니다.

 

저는 12시에 식사하는데 시간이 조금 남았기에 씁니다.

 

최근에 라면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데 저도 라면 좋아해요.

 

신학교 들어가기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대학교 1학년 때로 기억됩니다.

 

오늘 처럼 비가 왔는데 둘이서 저녁식사하러 갔지요.

 

누구랑 갔는지는 몰라도 됩니다.  좋은 사람하고 갔어요.

 

그날따라 돈이 없어서 라면을 먹을 수 밖에 없었는데,

 

두 그릇을 주문할 수도 없었지요.

 

한 그릇밖에 주문 못했습니다.

 

"여기 라면 하나 주세요."  제가 말했습니다.

 

주문 받는 아가씨가 "또 다른 분은 뭘 드시겠어요?"

 

"저는 좀 전에 먹었으니 됬어요."  좋은 사람이 말합니다.

 

주문 받던 아가씨가 흘겨보며 갑니다.

 

그랬거나 말았거나 우린 한 그릇을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공기밥도 하나 추가했지요.

 

둘이서 맛있게 나눠 먹었습니다.

 

국물하나 남김없이, 단무지 하나 남김없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이었습니다.

 

좋은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맛있는 법이지요.

 

그아이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모릅니다.

 

다만 저만큼 나이 들었겠지요.

 

비오는 오늘, 그아이와 함께 먹었던 라면 생각이 납니다.

 

우리 언제 모두 함께 라면 먹는거 어때요?

 

                                    - 이승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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