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성당 자유게시판

어떤이에 대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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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희 [rossa1] 쪽지 캡슐

1999-02-24 ㅣ No.337

 지금 성당 교사실에서는 새로오신 수녀님께서 초등부 교사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계신다.

 

난 듣지 않고 지금 이 보드에 글을 올리고 있다. 왜냐하면 난 아직 펠레치타스 수녀님을

 

보내드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 이글을 쓰기에 앞서 300회 글이 또다시 '신동한'군이 되었다는 것을 축하한다.

 

난 300회의 글이 올려지는 동안 3편의 글을 실음으로써 0.01%의 저조한 참여율을

 

보였음에 깊이 반성한다.

 

  수녀님에 대한 나이 기억.....................

 

수녀님을 처음 만난때는 작년 가족어우러지 캠프 준비로 한창 바쁠때였다.

 

그때 수녀님은 교사들이 너무 많은 회비를 들여 간식을 샀다고 우리 중,고등부 교사들을

 

야단치고 계셨다. 속으로 '참 꼼꼼하신 분이시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아니 사실 '너무 쫀쫀하시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규칙과 예절을 존중하시는

 

정도의 길을 걸어가고 계시지만 가끔씩은 교사들이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그분에 대해서 점점 알아가면서,그분의 자상한 배려 그리고 넓은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런 기회가 나에게 두번 있었다.

 

 우리 중고등부의 교사회시간을 난 좋아한다. 가끔씩 내가 너무 솔직해지는 건 아닌지

 

그래서 하지 말아야 할 말도 쓸떼 없이 하는 건 아닌지 부담이 되긴한다. 그때마다

 

조용히 가느다란 눈에 조용한 미소를 띄우시고 교사들의 어려운 얘기,살기 힘든얘기

 

(작년 반학기는 정말 중.고등부 교사들에게는 힘든시기였다. 지금은 잘 적응한것

 

같지만 한때 교사회가 울음바다가 될 정도로 다들 힘들었었다.)

 

를 들어주셨던 그분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분에 대한 나의 기억 첫번째--------------

 

    행동보다 마음이 우선 앞섰던 것 거였다. 처음으로 중고등부 피정을 다녀왔다.

 

나름대로 잘 지도해보리라고 결심을 했었나보다. 왜냐하면 실망이 컸기때문이다.

 

수녀님께 피정에 대한 자신의 준비가 부족했다고 반성과 자책과 여러가지들을

 

마구 떠들어댔다. 옆에서 아오스팅과 나탈라아 선생님의 쓸떼없는 소리를 한다는

 

눈초리를 받아가면서도..수녀님은 그런내게 조용히 미소를 보이시면서 듣기만

 

해주셨다. 그리고 저에게

 

    "로사선생님의 의욕에 감사드립니다. 그렇지만 위탁피정의 성격을 잘 파악하

 

셨어야 했어요. 아마 선생님의 성격이 ISTJ 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앞으로 융통성을 발휘해주셨으면 합니다."

 

 아니 저럴수가!!!!~~~~~~~ 나의 성격모두 들통이 났다니.

 

그만큼 수녀님은 교사들을 아시려 노력하셨고 조용한 미소속에 교사들에

 

대한 배려를 항상 간직하고 계셨던 거다. 평소에 수녀님께 보여드렸던

 

나의 행동을 통해 나의 성격을 알수 있으실 정도로.....

 

 

 

----------------그분에 대한 두번째 나의 기억-------------

 

 어느날 너무 힘들어 나도 모르게 교사회에서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날 조용히 부르시는 수녀님.

 

  "지난 주에 선생님께서 웃으시려고 노력하시길래 많이 나아지신줄 알았는데

 

우시면 어떻게 해요. 선생님을 위해 좋은 글이 있어서 한번 써봤어요."

 

몰래 나에게 엽서를 건네시면서 수줍은 미소를 보이시던 그분의 모습.

 

아마 그때 그분이 나에게 지으셨던 그런 미소는 나만이 볼 수 있는 미소였을거다.

 

나만이 느낄 수 있는 미소였을 거다.

 

 

 

 

 참으로 조용히 가셨다. 어떠한 미련을 남기지 않으시고 싶으셨을까.

 

지금까지 교사들과 쌓아오셨던 정을 떼어버리시기 힘드셨을거다. 조그마한 체구에서

 

조용조용한 말투로 교사들에게 규칙을 지켜야한다고 훈계하실때 누구든지 그분이

 

강하다고 생각할테지만........

 

 하느님께서 그분을 항상 지켜주시리라. 비록 짧은 만남이었지만 나에겐 다른 이들에게

 

말하고 싶은 그분에 대한 기억이 두개씩이나 된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다른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을 남기면서 살아가고 있을까.

 

 '헤어짐은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이 되었으면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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