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동성당 게시판

다해 부활8부 루가 2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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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pius12] 쪽지 캡슐

2001-04-21 ㅣ No.1234

[안식일 다음날] 13 거기 모였던 예수의 제자들 중 두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한 삼십 리쯤 떨어진 곳에 있는 엠마오라는 동네로 걸어가면서

14 이즈음에 일어난 모든 사건에 대해여 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15 그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토론하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그들에게 다가가서 나란히 걸어가셨다.

16 그러나 그들은 눈이 가려져서 그분이 누구신지 알아보지 못하였다.

17 예수께서 그들에게 "길을 걸으면서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하고 있느냐?"하고 물으셨다.

그러자 그들은 침통한 표정인 채 걸음을 멈추었다.

18 그리고 글레오파라는 사람이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던 사람으로서 요새 며칠 동안에 거기에서 일어난 일을 모르다니 그런 사람이 당신말고 어디 또 있겠습니까?"하고 말하였다.

19 예수께서는 "무슨 일이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이렇게 설명하였다.

"나자렛 사람 예수에 관한 일이오. 그분은 하느님과 모든 백성들 앞에서 그 하신 일과 말씀에 큰 능력을 보이신 예언자였습니다.

20 그런데 대사제들과 우리 백성의 지도자들이 그분을 관헌에게 넘겨 사형선고를 받아 십자가형을 당하게 하였습니다.

21 우리는 그분이야말로 이스라엘을 구원해 주실 분이라고 희망을 걸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이미 처형을 당하셨고, 더구나 그 일이 있은 지도 벌써 사흘째나 됩니다.

22 그런데 우리 가운데 몇몇 여인이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였습니다. 그들이 새벽에 무덤을 찾아가 보았더니

23 그분의 시체가 없어졌더랍니다. 그뿐만 아니라 천사들이 나타나 그분은 살아계시다고 일러주더라는 것이었습니다.

24 그래서 우리 동료 몇 사람이 무덤에 가 보았으나 과연 그 여자들의 말대로였고 그분은 보지 못했습니다.

25 그 때 예수께서 "너희는 어리석기도 하다!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그렇게도 믿기가 어려우냐?

26 그리스도는 영광을 차지하기 전에 그런 고난을 겪어야 하는 것이 아니야?"

27 하시며 모세의 율법서와 모든 예언서를 비롯해서 성서 전체에서 당신에 관한 기사를 들어 설명해 주셨다.

28 그들이 찾아가던 동네에 거의 다다랐을 때에 예수께서 더 멀리 가시려는 듯이 보이자

29 그들은 "이젠 날도 저물어 저녁이 다 되었으니 여기서 우리와 함께 묵어 가십시오." 하고 붙들었다. 그래서 예수께서 그들과 함께 묵으시려고 집으로 들어가셨다.

30 예수께서 함께 식탁에 앉아 빵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나누어 주셨다.

31 그제서야 그들은 눈이 열려 예수를 알아보았는데 예수의 모습은 이미 사라져서 보이지 않았다.

32 그들은 "길에서 그분이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서를 설명해 주실 때에 우리가 얼마나 뜨거운 감동을 느꼈는가!" 하고 서로 말하였다.

33 그들은 곧 그 곳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 가 보았더니 거기에 열한 제자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모여서

34 주께서 확실히 다시 살아나셔서 시몬에게 나타나셨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35 그 두 사람도 길에서 당한 일과 빵을 떼어 주실 때에야 비로소 그분이 예수시라는 것을 알아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오늘 복음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체험한 사람들은 막달라 여자 마리아였고,

12절에 "그 뒤에 두 사람이 시골로 가고 있을 때" 이는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을 의미하는데 이들도 역시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예수님을 만난 그 때 상황은 마리아는 눈물과 차가운 무덤만 바라보고 있었고,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은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지는 석양빛에 고개를 떨구고,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이 때에 부활하신 예수님이 이들에게 나타나셨고, 그런데 그들은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의 얼굴과 말소리를 한, 두 번 들은 것도 아니데 어떻게 알아보지 못했을까?

이점에 있어서 우리가 어떠한 충격이, 딴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옆에서 "나왔어"라고 말을 해도, 또 친구가 아는 체를 해도 모를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알아볼 수 없는 이들은 깨어날 수 없는 죽음의 그림자 속에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이들의 마음을 밝혀 주셔서 부활한 자신을 알아보게 했습니다.

 

이제 이들은 하염없이 기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너무나 기쁘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사실을 제자들에게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제자들은 역시 죽음의 생각, 즉 인간의 이성으로 뛰어넘을 수 없는 생각을 할 수 없었습니다.

 

막달라 여자 마리아와 그 두 제자가 입이 마르도록 아무리 부활하신 예수님에 대해서 말을 해도 그들의 말을 제자들은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했고, 미친 사람 취급까지 했을 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마음은 딴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생각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생각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죽었다는 생각에 믿음을 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사고 방식이 다르니까 아무리 뭐라고 해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바로 이러한 상태의 마음이 우리의 마음에도 있지 않을 까? 생각이 듭니다.

현재 예수님의 부활을 맞이하고 지내는 우리의 마음은 어떠합니까?

행복하십니까, 기쁩니까?

 

말만 예수님의 부활이지 우리의 사고 방식이 전처럼 똑같다면 부활의 기쁨을 맛 볼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으면서까지 우리의 죄를 용서하고, 사랑하셨습니다.

 

역시 우리도 예수님을 따라서 이웃에게 더 많이 사랑하고, 이해하고,

용서하려는 삶을 노력하지 않는다면 부활의 기쁨을 체험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14절에 보면 열한 제자들의 "마음이 완고하여 도무지 믿으려 하지 않는 그들을 꾸짖으셨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꾸짖으셨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그들에게 깨우침을 주신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예수님의 손바닥에 놓여있습니다.

 

행복하게도 공적으로는 교회를 통해서, 개인적으로는 좋은 일과 나쁜 일, 어떠한 사건이나 동기를 통해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게 되고, 부족한 우리의 잘못된 믿음과 생각들에 깨우침을 예수님께서 주신다는 것입니다.

 

그 깨우침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체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때 우리는 막달라 여자,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들처럼 죽었던 예수님이 살아나셨다고 고백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지상명령인 것입니다.

우리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체험하지 않고서는 복음 선포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온 인류 역사와 세상의 희망인 것입니다. 아멘!

 

비오신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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