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안충석신부님 고향 감곡성당 2

인쇄

서선호 [pete3200] 쪽지 캡슐

2004-09-22 ㅣ No.6255

[믿음의 고향을 찾아서]청주교구 감곡성당(하)
735 호
발행일 : 2003-08-03

'한국의 루르드'로 매괴성모순례지 개발
"성인 신부가 되게 해주세요."
"(요한 사도가 성모를 모신 것처럼) 저도 평생 성모님을 모시고 사제로 살게 해주세요"(요한 19, 26-27 참조).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한국 선교사 임 가밀로 신부가 어려서 첫영성체 때 바친 두가지 기도는 감곡본당의 성모신심을 이해하는 열쇠다. 1869년 성모발현지 루르드에서 불과 20㎞ 밖에 떨어지지 않은 프랑스 남서부 타르브교구 비에유 아되르에서 태어난 임 신부는 정기적으로 어머니와 함께 루르드를 방문, 자신을 루르드 성모께 봉헌하며 성장했다. 1893년 사제 수품 후 그해 9월 조선에 입국한 임 신부의 성모신심은 감곡에서 기도의 응답으로 꽃을 피우게 된다.

그 대표적 사례가 매산 중턱의 신사(神社) 건립 사건. 일본인들이 매산 중턱에 신사를 지으려고 한 것은 1943년. 이에 임 신부는 성당 뒷쪽 매산에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무염시태) 기적의 패'를 묻어 두고 성모께 "이 공사를 중단하게 해주신다면 이곳을 성모님께 봉헌하겠다"고 기도했다. 그런데 일인들이 공사를 진행하려 하면 여러 가지 기상이변이 일어나고 큰 짐승이 출현하는 바람에 번번히 공사가 중단됐으며 결국 2년 뒤 해방이 되면서 공사는 완전히 중단됐다고 전해진다.

그 뒤 1955년 8월15일 매산 중턱은 성모광장으로 봉헌됐고, 이후 성모광장은 감곡본당이 1914년부터 해마다 거행해온 성체거동 행사의 장소로 자리잡았다. 올 10월에는 제85차 성체거동 행사가 이곳에서 열린다.

따라서 감곡성당을 찾는다면, 성모광장을 중심으로 한 매산은 잊지않고 꼭 들려봐야 할 '기도의 산'이 됐다. 성당 교육관을 지나 묵주기도 15현의(玄義), 성모 광장, 십자가의 길 14처를 따라 매산 정상을 거쳐 성당으로 돌아오는 기도 행로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기도의 풍요로움을 간직하고 있다. 평일이라면,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소박하면서도 단아하고 고요하면서도 평화스러운 매산 기슭에서 호젓하게 1시간 안팎 자신을 돌아보며 기도를 바칠 수 있는 매력적 기도처가 되고 있다.

매산 초입에 들어서면 마주하게 되는 '묵주기도 15현의'는 특히 묵주기도 15단을 조각으로 표현해 놓은 기도처로, 성모신심의 진수를 보여준다. "성모신심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를 신앙생활의 중심에 두고 성모와 같은 마음으로 예수를 생활의 전부로 살아가는 데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를 통해 성모의 사랑을 뜨겁게 체험한 감곡 공동체는 올해 본당 설정 107주년을 맞아 임 가밀로 신부를 통해 성모의 사랑이 살아 숨쉬는 성당 일대를 '매괴 성모 순례지'로 개발하고 있다. 1896년 여주 부엉골에서 사목할 당시 임 가밀로 신부는 이곳 매산 언덕에 있는 명성황후 육촌오빠 민응식의 109칸짜리 저택을 보고 "성모님, 저 대궐같은 집을 주신다면 당신의 비천한 종이 되겠고 주보는 매괴 성모님이 되실 것"이라고 기도했다. 그 기도의 결실이 '매괴 성모 순례지'의 개발로 마무리되고 있는 셈이다.

매괴 성모 순례지 개발은 특히 '어머니의 품'이라는 주제 속에서 프로그램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기도와 성체성사 적극 참여, 고해성사, 성체조배, 희생 및 금식 권면 등 성모께서 루르드나 파티마, 메주고리예 등지에서 발현해 남기신 다섯 가지 핵심 메시지를 중심으로 매달 첫 토요일 8시마다 진행되는 '기도와 찬미의 밤'은 매괴성모순례지의 핵심 프로그램이다. 또 평일이나 주말 1일 피정 희망자들을 위해 미사와 감곡 매괴성당 소개, 매괴유물관 관람, 성체조배, 산상 십자가의 길 기도, 신종섭 주임신부가 직접 진행하는 음악피정 등으로 이뤄진 1일피정을 진행하고 있다.

감곡 매괴성당은 또 순례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30실 정도 소규모 피정의 집 건립과 노년에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노인복지관·어르신의 집(주간 보호 프로그램)·양로원 등 노인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며, 죽어서도 안식을 누릴 수 있는 어머니의 품이 될 수 있도록 성당에서 오른쪽으로 약 300m 정도 떨어져 있는 본당 묘역에 납골공원과 장례식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달말께 충북 음성군의 허가를 받아 본당 묘역 1만6000여평 중 1차로 3600여평 부지에 납골공원과 납골당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본당은 2004년 공사를 시작해 2005년부터 유해를 봉안키로 하고 최근 예약 접수에 들어갔다. 문의: 043-881-2808

신 신부는 "감곡 매괴성당은 한마디로 임 가밀로 신부님을 통한 성모님 사랑의 역사"라고 강조하면서 "매괴성모 순례지가 철저한 기도의 순례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 신부는 그러나 "순례지 개발과 관련해 후원회도 만들지 않고 은인도 받지 않겠다"면서 "다만 1인당 10명씩 매괴 성모 순례지 프로그램에 대해 홍보해 줄 것"을 당부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사진설명)
1. 감곡본당 신종섭 주임신부가 직접 기타를 치며 진행하는 음악 피정 프로그램. '매괴 성모 순례지' 개발을 위해 시작한 감곡본당의 1일 피정에는 올 상반기 중에만 6000여명이 참여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2. 매산 성모광장으로 들어서는 길목에 자리한 '묵주기도 15현의'. 3.  감곡성당 오른쪽에 자리한 성모자상에서 한 순례자 할머니가 열심히 기도를 바치고 있다.

전대식 기자 기자   jfaco@pbc.co.kr



131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