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Re:애? 다섯은 낳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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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욱 [sskwins] 쪽지 캡슐

2004-09-29 ㅣ No.6264

[우리가정 만세] 대전 궁동본당 김윤중 김경인씨 가정
791 호
발행일 : 2004-09-26

"가톨릭 신자 가정은 적어도 아이 다섯은 낳아야죠"
 
 "다섯이 많다고요? 우리 애들은 동생이 또 언제 생기느냐고 보채는데요. 지금 우리 부부 나이로 봐서는 여섯째가 힘들 것 같은데 하느님의 뜻이라면 알 수 없지요."

 출산 기피 시대에 다섯 자녀를 둔 김윤중(시몬, 51, 대전 궁동본당) 김경인(테클라, 48)씨 부부는 여섯째도 은근히 기다리는 눈치다.

 부인 김씨는 남들이 늦었다고 하는 37살에 셋째 여정(마리아 플로렌스, 초5)이를, 41살에 넷째 다정(안칠라 마리아, 초1)이를, 그리고 4년뒤인 45살에 막내 해정(비아 오따 줄리아, 4살)이를 낳았다.

 김씨가 막내를 임신했을 때 아이들은 너무 좋아하며 엄마가 먹고 싶어하는 것을 사다 나르고 엄마와 아기의 건강을 위해 기도했다. 그런 해정이가 생후 2주만에 심장병 진단을 받아 애태우기도 했지만 가족들의 간절한 기도 속에서 6개월만에 다시 건강을 찾았다.

 현재 군에 가 있는 첫째 정균(패트릭, 22)이는 "군생활이 힘들어도 동생들을 생각하면 힘이 난다"며 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편지를 보내오곤 한다.
 "가톨릭 신자는 적어도 5명은 낳아야 합니다. 그 중 셋은 하느님께 봉헌해야지요."

 남편 김씨는 신자로서 하느님 창조사업에 동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출산이라고 강조한다. 주변에서는 김씨 가정의 영향으로 용기를 갖고 늦둥이를 출산했다는 가정이 나올 정도다.

 김씨네 아이들 중 둘째 소정(크리스티나, 대학1)이와 셋째는 8살 터울이다. 부인 김씨는 "진작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더라면 그 터울을 줄일 수 있었을 텐데…"라며 못내 아쉬운 표정이다.  

 "둘째가 태어난 후 사실 인공피임을 했어요. 그러다가 하느님을 새롭게 체험하고 또 남편이 영세한 후 '생명 중심'으로 가치관이 바뀌었지요. 그리고 셋을 더 낳았고요."

 82년 결혼하면서 미국으로 유학간 부부는 11년간 유학생활을 했다. 남편은 박사과정 지도교수가 몇번씩 바뀌는 등 어려움을 거치며 마지막에 만난 가톨릭신자 지도교수의 영향으로 88년 영세했다.

 "바로 그 교수님을 만나게 해주려고 하느님께서 우리 부부에게 힘든 과정을 거치게 했나봐요. 너무 감사해요."

 그때부터 부부에게 달라진 것이 또 있었다. 매일 아침 7시께 부부가 함께 묵주기도 5단씩을 바치는 일이다. 지금까지 이 묵주기도는 거른 적이 없다. 부부가 말다툼을 해도 묵주기도를 꼭 바친다. 기도하다 보면 화난 것도 자연스럽게 풀린다.

 엄마, 아빠의 기도소리를 들으며 자라는 아이들이 "엄마, 오늘은 기도소리가 안나 쓸쓸하다"고 말할 때가 있다. 남편이 출장갔을 때는 엄마 혼자 소리내지 않고 바치기 때문이다. 남편도 그 시간에 기도로 하나됨은 물론이다.

 부부는 하느님을 첫 자리에 모시고 살기에 아이들에게도 공부보다는 신앙생활을 더 강조한다. 엄마, 아빠 묵주기도 후 가족이 함께 아침 기도를 짧게 바치고, 저녁기도는 한사람씩 주관해 바친다.

 주일 오전 9시는 가정기도 시간이다. 묵주알이 큰 가정 묵주를 가족이 다같이 굴리며 바친다.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하는 둘째 소정이는 "성당 다니는 것이 형식적이기 쉬운데 엄마, 아빠는 정말 하느님을 사랑하신다"며 그런 모습을 본받고 싶다고 했다.

 엄마는 매일 새벽 5시께 성당에 가 1시간씩 성체조배를 통해 하루 힘을 충전하고 와서 부리나케 아침식사 준비를 하고 아빠와 묵주기도를 바친다. 매일 미사 참여는 당연하고, 성당 활동도 꽤 한다.

 엄마가 성당 활동으로 저녁에 늦으면 아빠가 일찍 들어와 아이들을 씻기고 공부도 봐주고 돌본다. "아이들처럼 아름다운 게 없다"며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면 된다"는 아빠. 부부가 성격이 반대이면서도 잘 조화를 이룬다.

 대덕연구단지내 한국기초과학연구원에 다니고 있는 아빠도 일주일에 2~3회 평일 미사에 참여하고 목요일엔 성체조배 시간도 갖는다.

 김씨 가정은 가족이 함께 복지시설에 봉사활동을 다니기도 했으나 아이들이 많아 오히려 폐가 될 수 있어 일단 중단했다. 아이 많은 이 집에서 셋째는 '준엄마'다. 동생들 머리 빗기고 옷 입히기 등 엄마 손길이 미처 미치지 못하는 일을 자발적으로 한다.

 김씨 부부는 93년 귀국 당시 아파트 8층에서 전세를 살았다. 전세 기간이 만료돼 3층으로 내려와 또 전세를 살았다. 그때 아이가 넷이다 보니 주변 시선이 곱지 않았다. 아이들이 이웃 눈치 보지 않고 맘놓고 뛰놀 수 있는 아파트 1층에 마침 매물이 나왔다. 한창 집값이 떨어질 때여서 전세값에 조금만 더 보태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 아파트 값이 지금은 두배로 껑충뛰었다.

 "넷째ㆍ 다섯째 덕분에 이 집을 장만한 셈이지요. 하느님은 이런 방법으로 물질적 풍요를 채워주시니 장래 걱정은 하지 않아요."

 부부는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고 하루 하루를 하느님 안에서 얼마나 충실히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김윤중 김경인씨 가족이 가족묵주로 묵주기도를 바치고 있다. 매주일 오전 9시는 가정기도시간이다. 원내는 군에 가 있는 첫째



이연숙 기자   mirina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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