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성당 게시판

[수초]인연..만남..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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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혜 [minette] 쪽지 캡슐

2001-02-23 ㅣ No.1186

 요즘 한국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로 인해

’영혼의동반자’에대한 붐(?)이 일고 있는 것 같더군요.

 

 작년 봄에 저의 친한친구에게 ’영혼의짝’에대한

얘기를 들었었습니다.

그 친구가 한 얘기가 대충 이렇습니다.

남미의 축구선수 예기였습니다.

그 선수에게는 말이 필요 없는 영혼의 짝이 있어요.

그 둘은 경기 도중 서로의 눈을 보며 모든 경기를 풀어 나갑니다.

눈빛 만으로, 생각 만으로도 그 둘은 모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둘은 영혼의 짝인 것이지요!

그 얘기를 한 그 친구의 눈에서 전 서글픔이 느껴지더군요.

나는 그 친구의 영혼의 짝이 아니였나봅니다.

 

 인연, 만남......

평생을 한 집에서 살아갈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나의 배우자와 2세가 나에게 존재할 의무를 준다면

나의 영혼의 짝은 내가 존재 자체이게 해주지 않을까요?

 

 시한편을 올리려고 합니다.

친구의 죽음을 맞이 하고 쓴 시 입니다.

친구를 잃은 슬픔이 가슴깊이 느껴지는 시 입니다

 

 

영안실 입구

 

왜 거기까지 갔니

왜 거기까지 가서 나를 부르니

마지막 너를 만나러

영안실 입구

검은 화살표를 따라

어디까지 가니

어디까지 가야 하니

 

돌아서버리고 싶어

들어가고 싶지 않아

벗들은 모여 흐린 불빛끼리

소주잔을 나누고

떠들썩하게 화투를 치는데

관속에 누워

너는 뭘 하니

무엇을 버리고 떠나니

 

정말 사랑은 버렸니

별들이 왜 어둠속에서 빛나는지

아는 데에 일생이 걸렸다는

너의 말은 정말이니

흰 국화꽃 향기에 취한

내 인생의 저녁

불빛도 없는 길

나는 아직 아무것도

버린것이 없는데

 

어디로 가니

내가 따라가도 좋겠니

운명의 권위 앞에 무릎을 꿇고

너와 나의 마지막

만남의 장소

어느 지하철역 입구에서처럼

차표를 끊고 어디로 가니

내가 따라가지 않아도

쓸쓸하지 않겠니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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