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성당 자유게시판

삶과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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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NOVITA] 쪽지 캡슐

2002-10-04 ㅣ No.2773

 

  

 삶과 시
 
 이해인
 
 시를 쓸 때는 
 아까운 말들도
 곧잘 버리면서
 
 삶에선 
 작은 것도 버리지 못하는
 나의 욕심이
 부끄럽다
 
 열매를 위해
 꽃자리를 비우는
 한 그루 나무처럼
 아파도 아름답게
 마음을 넓히며
 열매를 맺어야 하리
 
 종이에 적지 않아도
 나의 삶이 내 안에서
 시로 익어가는 소리를 듣는
 맑은 날이 온다면
 
 나는 비로소
 살아 있는 시인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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