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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엽 [amang4] 쪽지 캡슐

2000-06-09 ㅣ No.2004

"엄마, 지금 뭐해요?"

 

이제 여섯 살밖에 안된 수지가 엄마에게 물었다.

 

"옆집에 사는 아주머니에게 갖다주려고 볶음밥을 만드는 중이란다."

 

"왜요?"

 

"왜냐하면 그 분이 매우 슬프기 때문이란다.

얼마 전에 딸을 잃어서 가슴에 상처를 입었거든.

그래서 우리가 한동안 봐 드려야 해."

 

"왜 우리가 돌봐 드려야 하죠?"

 

"수지야,

사람들은 아주 슬플 때는 음식을 만든다거나 집안 청소 같은 작은 일들을 하기조차 힘들어진단다.

우리 모두는 함께 살아가고 있고, 또 그분은 우리의 이웃이기 때문에

어렵고 힘들 때는 우리가 도와드려야지.

불쌍하게도 다시는 딸과 함께 할 수 있는 신나는 일들을 할 수가 없단다.

그러니 너도 그분에게 도움이 되어줄 좋은 방법을 생각해 보지 않겠니?"

 

수지는 어떻게 하면 아주머니를 돕는 일에 자신도 참여할 수 있을까 심각하게 생각했다.

몇 분 뒤 수지는 이웃집으로 건너가서 문을 두드렸다.

 

한참 지나서 아주머니가 문을 열고 나왔다.

 

"안녕, 수지야."

 

수지는 아주머니가 다른 때와 같이

귀에 익은 음악 같은 목소리로 인사 하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챘다.

또 울고 있었던 듯했다.

눈이 부어 있고 물기에 젖어 축축했다.

 

"무슨 일이니. 수지야?"

 

"엄마가 그러시는데 아줌마가 딸을 잃어서 가슴에 상처가 났고,

그래서 아주아주 슬프시대요."

 

수지는 부끄러워하면서 손을 내밀었다.

손에는 일회용 반창고가 들려져 있었다.

 

"가슴에 난 상처에 이걸 붙이세요. 그러면 금방 나을거예요."

 

아주머니는 갑자기 목이 메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앉아 수지를 껴안았다.

그리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고맙다. 수지야. 이 반창고가 내 상처를 금방 낫게 해줄거야."

 

아주머니는 상점에 가서 둥근 유리 안에 작은 사진을 넣을 수 있도록 된 열쇠 고리를 하나 사왔다.

그리고 그 유리 안에 수지가 준 일회용 반창고를 넣었다.

 

그것을 볼 때마다

자신의 상처가 조금씩

치료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

참...

가슴이 따스해지는 글이지요?

순수한 아이들의 동심은,

이렇게도 아름다운 것인가봅니다...

 

 

저도...

저도 여러분들께 일회용 반창고를 하나씩 나눠드리고 싶어지네요...

상처난 가슴에 살짝 붙여보시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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