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그 겨울골목의 반성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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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골목의 반성문'
아랫도리 얼얼하게 쏘는 겨울 골목을 지나며 때늦은 반성문을 쓴다
나 살아온 날 가슴에 너테가 끼는 줄도 모르고 한없이 두꺼워진 얼굴로 누구에게 쉬 뜨거워 지지도 못하는 나는 아직 부끄럽게 살아있다
예전엔 나도 단 한 번의 뜨거운 사랑 때론 붉은 혹 이파리였다
너무도 그리운 누군가가 있어 저 가로등 저 골목에 등 기댄 꽃나무처럼 뿌리째 흔들려 본적이 있다 꽃대 처럼 아파해 본적이 있다
이제 더이상 꽃 피우지도 꽃대에 피 묻히지도 않는 빳빳하게 굳은 어른이 되어
아주 길게 늘어난 겨울 가슴 속 얼어붙은 골과 목을 생각해본다
오늘 나 뜨거운 사람인가 반성문 쓰고 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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