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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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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희 [korall] 쪽지 캡슐

1999-05-22 ㅣ No.310

기도                  - 프랑시스 짬

 

하나님 내 아내될 사람은 검소하고 정다우며

나의 좋은 친구가 되게하여 주십시오.

 

우리가 서로 손잡고 잠들게 해 주시고

가슴사이에 메달이 약간 보이는 은사슬을

그녀가 목에 걸게하여 주십시오.

 

그녀의 살결이 여름끝에 익은 살구보다 더욱더 부드럽고 따뜻하며

금빛으로 빛나게하여 주시고, 손잡을때 따사로운 행복으로 말조차

할 수 없는 정직하고 착한 마음을 항상 지니게하여 주십시오.

 

그녀가 강하게 살게하여 주시고, 꽃이 잠든 것을 꿀벌이 지켜보듯

내 마음을 지켜보게하여 주십시오.

 

내가 죽은 날에 그녀가 내 눈을 감게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슬픔으로 가슴이 답답하여 내 몸위에 두손 모두어 깍지끼고

기도의 말도 없이 그저 무릎꿇게하여 주십시오.

 

*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주부터 예비자 교리를 받고 있는 레나입니다.

  주변의 도움으로 오래도록 고민하다가 드디어 받게된 예비자 교리는

  생각보다 그리 딱딱하지도 않고 무척 재밌게 진행되었습니다.

 

  지난주엔 성호경에 대해 배웠고 이번주엔 미사의 상징들에 대해

  배웠습니다. 몇번 참석한 미사시간. 천주교의 형식에 대해 전혀

  모르던 제겐 무척 생소하여서 앉았다가 일어나는 일, 무언가를

  외면서 입을 맞추는 일, 특히 가슴을 세번 치면서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탓이오...하는 부분은 참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습니다.

  여건이 닿는데로 열심히 참석하여서 조금씩 조금씩 마음의 눈을

  뜨고 그 의미들을 찾아나가려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언제인가는

  하느님을 향해 지금보다는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위에 올린시는 첫 인사말 겸하여 베껴보았습니다.

  십여년이 지난 수첩의 한페이지에 적혀있던 이 시를 오래도록

  잊고 지내다고 요며칠 머리속으로 어른거리길래 먼지뭍은

  수첩을 열어보기도 하였습니다.

 

  시가 주는 느낌처럼 무던하고 소박한 마음으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이만 줄이고 생각닿는데로 글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1999. 5. 22. 02:10. 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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