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틀니를 같이 쓸 수 있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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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미희 [jetaime] 쪽지 캡슐

1999-05-24 ㅣ No.316

이 이야긴 주회 때 수녀님께서 훈화말씀으로 해주신 일화입니다. 한 잡지사의 사진담당 기자가 그 달의 잡지 겉표지를 찍기 위해 헌팅을 떠났습니다. 그는 이 곳 저 곳을 카메라를 들고 다녔죠... 어느날 그는 한 햄버거 가게에서 머리가 하얀 두 노부부를 보았습니다. 노부부의 모습이 정다워 보여서 그는 계속 지켜보았죠. 근데 이상한건 ... 햄버거며 감자며 먹을 것을 수북히 쌓아놓고도 할아버지 혼자서만 그 것들을 들고 계시는 거였습니다. '왜 할머니는 안드실까? 할아버지만 혼자 드시다니' 기자는 무척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조금후 할아버지가 입에서 틀니를 빼내어 할머니에게 넘겼고 할머닌 그 틀니를 다시 자신의 입에 끼우고는 햄버거를 드시기 시작하는게 아니겠어요? 그 틀니에는 할아버지가 남기신 음식 찌꺼기들이 끼어있었는 데도 할머닌 맛나게 햄버거를 들고 있었죠.. 기자는 그 모습이 이 세상 어떤 아름다운 모습보다 더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노부부를 그는 그 달의 표지모델로 실었습니다.... 사랑이 무엇일까요? 지금 사전을 찾아보니 몇 가지가 나와있네요. '애틋이 여기어 아끼고 위하는 일','남녀가 서로 정을 들이어 애틋이 그리는 일 ', '동정하여 친절히 대하고 너그럽게 베푸는 일' ....... 흔히들 사람을 사랑하기 시작할 때 그가 좋을 때의 모습만을 보게되죠.. 그가 돈이 많다던가. 잘생겼다던가 등등 겉으로 보이는 것만을 좋아하죠. 그래서 그것들이 그사람에게서 없어지면 더이상 사랑하지 않아지죠..... 사랑이란 그 사람이 늙고 추하고 더러워도 내것으로 받아 들일 수 있는게 참사랑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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