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게시판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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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와우산에서 보면
한강은 은빛 작두처럼 빛나는 날을 가졌다
멀리 절두산의 침수도 보인다
밤섬의 오리떼들이 머리를 물 속에 처박으면
수면이 그들의 목을 잘랐다
나 역시 그늘 짙은 얼굴에 억지 웃음 지으며
오리 떼처럼 마포 근방을 떠돌았다
그들이 먹이를 위해 목을 자르듯
나도 목을 자르기로 한다
더러운 문명은 목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되었다
강은 다시 칼날을 번쩍인다
목을 자르지 않으면 세상은 바뀌지 않을 것이고
나는 순교의 목 하나를 강에 처박는다
나는 목에 집중된 삶을 거부한다
시 정철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