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2동성당 게시판

49일간의 아름다운 시간..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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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수미 [lusia0502] 쪽지 캡슐

2001-01-20 ㅣ No.4214

[ 황산테러 6살 태완이,49일간의 아름다운 시간 15 ]

 

어느 날,

머리에 난 상처치료를 위해 아이의 머리카락을 잘라 내야 된다고 한다.

아이는 숱이 적어 머리 깎는 걸 싫어한다.

그 전 해, 가을 (98)

짧게 자르면 머리가 많아진다고 달래,

아주 짧은 스포츠로 해 줬다.

아이는 그게 너무나 부끄러워, 하루를 소리 없이 방에서 울더니,

이모가 구해준 모자를 받아들곤, 밖으로 나왔다,

 

’우리 태완이 너무 멋있다 ,가수-유 승준 닮았다.’하니

아이가 씨-익 웃었다.

그 때부터 아이는 모자를 쓰고 다닌다.

아무리 바빠도 아이는 모자 쓰는걸 잊지 않았다, 그런데...

 

엄마는 의사선생님께 머리를 자르지 않으면 안되냐고 ,그 분들께

조심스레 말한다,

머리 밑 치료가 어렵단다.

엄마는 ’태완아, 머리 깍 자. 머리는 금방 긴다.’

..............

’우리 태완이 머리 예쁘게 깍아 주세요’

시퍼런 면도날이 아이의 머리자락을 밀고 다닌다.

차라리 저 날이 내 가슴을 도려낸들,

이 보다 아플까?

엄마는 차마 바라보지 못하고 아이의 두 팔을 잡고 있다.

눈물과 아이의 머리카락이 썩이어 보인다.

아빠는 아무런 말이 없다.

저 가슴은 어떨까...

엄마가, 아빠가 .... 태완아 정말 아무 것도 해 줄 수가 없구나.

머리를 다 깍고 치료가 시작되었다,

치료하시는 분이

’와, 태완아 야 !.너 멋있네, 꼭 아기 스님 같다.’

’우리 태완이 멋있죠?’.

’.........’아이는 아무런 말이 없다. 화가 잔뜩 나 있다.

치료... 겨드랑이 밑 상처가 심하다.

겨드랑이 치료는 두 팔을 높이 들어야 하는데,

고통에 겨운 아이가 팔을 들지 못 한다.

엄마가 그 상처투성인 팔의 손바닥을 잡고 들어 올리지만

아이가 힘을 주지 못 한다.

올려진 팔이 자꾸만 미끄러져 내린다.

시간은 가고 온 몸이 드러난 아이는 춥다고 하고...

엄마 눈에선 또 눈물이 흐른다.

선생님이

’태완아, 너 치료 안 받으면 엄마 또 운 데 이...’

가만히 있던 아이가

’엄마 ,이렇게 하면 되나’.하고

팔을 높이 번쩍 들어 올린다.

(아이야, 너는 그 고통 속에도 엄마를 생각하는 구나.)

..........., ...........

아이가 지난 며칠사이 기운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물 외엔 찾는 게 없다.

기운이 다 빠진 태완이가

’엄마,’

’왜?’

’엄마, 물고기한테 미안하다.’한다.

물고기?

작은 수족관에 열대어 대 여섯 마리를 길렀었다.

태완인 제가 좋아하는 여자 친구를 집에 불러다 ,

(그 애를 완이는 너무 좋아한다)

 

그 여자 애 손에 잡게 해줄려 고 물고기를 끄집어내다 두 마리나 죽게 했다.

아무 말 없이 기죽은 듯

별 장난 없이 며칠을 보내다 사고 가 난 것이다.

한 달이 훨씬 더 지난 얘길 왜 지금 끄 낼 까.

’으~ 응, 괜찮아 태완아.’엄마는

엄마는 어떻게 얘길 했는지... 기억에 없다.

하지만 아이가 왜 그런 얘길 하는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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