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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이에게 띄우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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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원 [croudy] 쪽지 캡슐

1999-06-24 ㅣ No.760

가끔 네가 주는 전화가 누나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전화란다. 내가 너에게 안부라도 자주 물어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내가 철없는 후배같구나. 회사에서는 전화하는 게 자유롭지가 못하고, 집에는 거의 늦은 시간에 들어가다보니 요즘은 통 사람들과 대화라는 걸 해보지 못하고 산단다. 넌 제주도에서 정말 열심히 활동하는구나! 한상오빠 말대로 명도회가 키운 훌륭한 인재다!! 게다가 아침에 소들과 함께 운동도 하니, 건강에도 문제 없을 거고. 그래도 너 과외에다가 성당활동에다가 본업(?)인 근무를 하다보면, 너도 모르는 사이에 체력이 떨어질 수도 있으니, 항상 건강을 제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언제나 얼굴을 볼 수 있으려나?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한데 말이야. 요즘 누나가 일요일엔 성당에 잘 가지 못하거든. 그래도 모임 자리가 있을 때마다 네 생각이 많이 난단다. 어떤 자리에도 결코 빠지지 않고 나오던 너였잖니~ ^^ 누굴 만나고 싶어도 만날 사람이 없는 날엔 네 생각이 더 많이 나곤 해. 보고 싶을때 항상 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일거야. 넌 언제나 보고 싶을때 만나 주었고, 항상 웃으며 사람들을 대하고, 짜증을 부리거나 화를 내지도 않고 어떨땐 선배들보다도 더 기특한 행동을 하기도 하며 나에게 많은 힘이 되어 주었어. 군대 간다고 했을때 괜히 눈물이 나더라. (이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목이 메인다..) 다시 제기동으로 네가 돌아왔을때, 예전처럼 함께 활동하면 좋으련만... 내가 너무 주책없이 떠들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이해해 줄거지? ^^ 앞으로 같은 자리에 있진 못하더라도, 힘들고 지칠때 내가 선배들을 찾았던 것처럼 너 역시도 나를 찾아 주면 정말 좋겠다. 나 말고도 훌륭한 선배님들이 많으니, 그 분들을 찾아도 좋고. 본당 활동 때문에 요즘 고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은데, 한상이 오빠가 얘기했듯이 제일 바탕이 되는 것은 역시 신앙심이란 생각을 나도 해본다.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어떤 일을 하더라도 기쁨을 느끼기 보다는 힘들고 쉽게 지치게 되지. 이렇게 얘기하다보니, 어느새 내 얘기를 하는 것 같다. 청년회라는 건 하느님께로 한걸음씩 더 나아가고자 하는 청년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만든 공동체라고 생각해. 명도회나 교사회 성가대 레지오 등등 그 활동들 모두가 하느님을 더 알고자 하고, 그 분을 더 높이 찬양하며, 그 분이 말씀하신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모임들 아니겠니. 하지만, 요즘의 청년들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활동을 더 높이 평가하고, 왜 그런 활동을 하는지는 잊을때가 많은 것 같아. 그렇기에 더 힘들고 지치는 것 같고..... 더 많은 얘기를 하고 싶지만, 그러면 내 자신이 더 부끄러워 질 것 같다. 태영아! 힘내라!! 네가 열심히 하는 만큼 하느님께서도 네 편을 들어주실 거야. 우리가 좋아하고 자주하던 말 있잖니. "야훼이르에" 그걸 잊지 말고 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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